윤석열 정부 최대 업적(?)..홍콩 국가(國歌)사건에 홍콩인들 "한국, 감사합니다"'한국 개최한 아시아 럭비대회에서 홍콩 시위대 찬가 'Glory to HongKong'가 홍콩 국가로 울려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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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인천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 한국과 홍콩 결승전을 시작 하기 앞서 연주된 국가연주에서 국제무대에서 의례적으로 연주되는 중국의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 대신 지난 2019년 중국 당국에 탄압에 맞서며 홍콩 민중에 의해 제작됐던 ‘Glory to Hong Kong’이 홍콩의 국가로 연주됐다.
실제로 홍콩인들에게는 비공식 국가로 여겨지는 이 곡은 최근 중국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홍콩 국가보안법 때문에 홍콩에서는 사실상 부를 수 없는 ‘금지곡’이 됐다.
'Glory to HongKong'이 모두 울려퍼진 후 홍콩 측의 항의를 받은 대회 조직위는 곧바로 사과하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틀었다. 결승전이 끝난 후 시상식에 앞서 한국어와 영어로 된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한럭비협회 역시 해당 사건에 대해 이튿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 조직위원회 소속 초임 직원이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노래를 틀면서 발생한 단순한 인적 실수”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홍콩는 같은 날 정부 최고 수장인 존 리 홍콩 행정장관까지 나서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 비난하며 강력히 항의했으며 에릭 찬 정무부총리는 한국 총영사까지 만나 책임 소재를 밝혀달라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홍콩 당국은 거듭되는 한국 측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측에 추가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홍콩 당국 자체적으로 국가보안법 등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경기 전 홍콩 팀 코치가 한국 측에 중국국가인 ‘의용군 행진곡’를 정확하게 제출했다고 밝히고 있어 주최 측 주장처럼 말단직원의 단순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중국의 눈치를 보는 홍콩 정부와는 달리 예전의 자유 홍콩을 원하는 홍콩시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통쾌해 하며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홍콩 현지는 물론 캐나다, 영국 등 해외에 기반을 둔 홍콩인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한글로 “감사합니다”라고 작성한 게시물들을 올리고 특집 방송을 하는 등 축제 분위기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도 한글로 작성한 ‘대한민국 감사합니다’라는 글은 물론 영문과 한문으로도 ‘감동받았다’ ‘한국인과 한국에게 감사하다’ ‘눈물 흘리고 있다’ ‘홍콩은 한국을 사랑합니다’ 등등 감사를 표시하는 내용 일색인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홍콩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홍콩 당국 측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홍콩 미디어와는 다르게 대만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이 실수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여 진다고 보도하고 있으며 홍콩과 연관이 많은 영국 측 BBC에서는 14일 해당 소식을 공식 홈페이지 월드뉴스 헤드라인에 올려두기도 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 역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시 ‘Glory to HongKong’이 홍콩의 국가로 울려 퍼지는 모습을 전했으며 다른 국제 매체에서도 해당 소식을 다뤘다.
한편, 국내 네티즌들 역시 해당 소식을 접하고 관련한 기사와 유튜브 영상에 홍콩의 민주주의를 응원 댓글을 달며 이번 사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한 편으로는 이번 사건이 최근 민주주의를 역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윤석열 정부 최대 업적'이라는 등의 조롱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본격적 홍콩 탄압이 시작된 지난 2019년 9월11일 홍콩에 위치한 한 대형 쇼핑몰에 홍콩인들이 모여 Glory to Hong Kong을 부르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