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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태 한글사랑 <겨울은 봄에 죽는다>

김환태 | 기사입력 2023/02/04 [00:02]

김환태 한글사랑 <겨울은 봄에 죽는다>

김환태 | 입력 : 2023/02/04 [00:02]

▲ 사진출처:구글

 

 

겨울은 봄에 죽는다

 

땅김 먹고 눈물 마시며

봄은 여름으로 자라고

 

구름 빨아 들이고 햇볕 쪼이며

여름은 가을로 익었다

 

찬서리에 옷 벗기고 눈 이불에 뒤덮여

가을은 겨울 손에 죽었다

 

봄은 틔우고

여름은 키우고

가을은 거두는데

겨울은 죽이누나

 

꿈이 사라지고 삶이 떠나버려

죽음으로 다가서는 겨울

 

죽음은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부르는 겨울

그래서 겨울은 철 가운데 모질기가 으뜸이다

 

그러나 겨울은 무섭지 않다

찬바람으로 살을 에이고

얼음덩이로 얼리고 쪼개도 껍질만 허물로 사라질뿐

삶의 씨는 봄으로 되살아나

겨울을 뚫고 녹여

다시금 길고도 짧은 삶의 꿈을 심는다

 

가을을 죽이고

꽁꽁 하얀 힘 자랑으로 모질게 굴었던 겨울이

포근한 봄 사랑에

눈물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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