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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지 말자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12/15 [00:08]

이런 저런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지 말자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12/15 [00:08]

 


시애틀 지역을 비롯한 워싱턴주 지역에서 강제 거리두기로 인해 문을 닫게 된 업소들이 많습니다. 원래 12월 말에 재개장하기로 돼 있었으나 이 조치가 1월 4일까지로 연장됨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되게 됐습니다. 게다가 지금이 원래 연말 경기란 것이 있었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업체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을 겁니다.

어떤 업체들은 엄청난 벌금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냥 문을 열어버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이 그만큼 크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런 일로 인해 방역이 무너지고 있는 것도 보입니다. 며칠 전, 워싱턴주의 신규 일일 확진자수가 거의 6천명대로 올라간 적이 있습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이곳의 인구가 760만명을 약간 상회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감염자수는 그냥 놀라울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병상은 거의 다 찼고, 의료 비상이 상시화 된 상황이 됐습니다.

전세계 어디든 거의 피해가지 못하는 상황, 애초에 강력한 봉쇄를 선택했고 주와 주 사이에도 방역선을 친 거나 다름없는 이웃나라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럼비아의 지금까지 코로나 발생 건수는 어제 기준으로 4만 7천건 정도. 워싱턴주의 총 발생건수가 20만 7천건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1/5 수준인 것이지요. 어쩔 수 없이 코로나를 막기 위해선 봉쇄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다시 드러납니다.

그러나 이 코로나 피로감이라는 것이 말로는 못할 정도로 올라간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봉쇄를 강요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봉쇄를 겪어 봤던 유럽과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껏 완전봉쇄 경험을 해 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공포감이라는 것이 이미 지겨움으로 바뀐 상태에서 봉쇄를 강요한다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일 겁니다. 실제로 봉쇄가 이뤄진 상태에서도 이른바 사회필수요원이기에 일을 나가야 했던 저는 사람들이 느꼈던 공포를 바로 옆에서 체험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얼마나 방역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가 역시도 옆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으로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봉쇄가 최선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2-30대에 대해선 전수조사라도 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증상은 없고, 그러면서 활동력이 높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뿌려 다른 세대에게 전파하는 세대입니다. 더군다나 한국엔 징병제가 존재해 젊은 남성들을 집단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다면 가장 창궐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져 있지요. 이런 상황인데도 지금 신규 발병자를 하루 1천명대로 묶어 놓고 있다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긴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그 밀집도를 생각한다면 말이지요. 개인 및 사회적 공간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 이곳에서도 상황이 이 모양인데.

우리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가정 양로원을 운영하고 있는 지호 친구 부모님이 어떤 경로를 통해선가 감염됐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모시고 있던 입소 노인들도 모두 감염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놀랐습니다. 이제 코로나가 이렇게 가까이 와 있다는 사실을 계속해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더 조심해야 하는 겁니다. 혹시 봉쇄 상황이 다시 시작된다면, 당국의 말을 잘 따라야겠지요.

아무튼 한국과 미국의 지금 코로나 상황들이 이렇다는 걸 감안하고 우리 스스로 조심해 숙주가 되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한국의 경우 지금 상황을 어떻게든 부풀려 정부에 부담을 주고 흔들려 하는 기레기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창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카카오톡이나 소셜 미디어가 그런 더러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면 안 되겠지요. 일요일 아침, 컴퓨터를 열고 나서 몇 개의 기사인가를 읽다가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바이러스들을 확실히 박멸해야 하는데.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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