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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청 작가, 자주통일문학의 창(窓) 7호 「눈」

국민뉴스 | 기사입력 2023/08/14 [00:02]

문해청 작가, 자주통일문학의 창(窓) 7호 「눈」

국민뉴스 | 입력 : 2023/08/14 [00:02]

 

 

 

▲ 눈 덮힌 백두산 천지연    


 

 

 

 

 

 

 

- 김상오 -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아득한 허공에서, 먼 곳에서

푸근한 겨울 저녘, 불 밝은 평양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그지없이 깨끗하고 하얀 것

햇솜처럼 부드럽고 정다운 것

눈이 내린다, 온 하늘 가득히

고요히 고요히 소리도 없이...

 

▲ 백두산 겨울 산행



 

 

 

 

 

 

 

 

팔랑 춤추며 횟돌 맴돌며

앞을 다투며 인사를 하며

내린다 억천만의 흰 꽃잎

날아온다 억만 쌍의 흰나비 떼...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수도의 밤하늘에 둥근 지붕에

불빛 밝은 포도 우에 가로등 우에

걸어가는 사람들의 어깨 우에도

 

▲ 백두산 천지연 겨울



 

 

 

 

 

 

 

기중기의 팔뚝 우에 블로크 우에

비계를 내리는 미장공의 흙손 우에

그리고 새로 든 아파트의 밝은 창문에

사뿐히 내려앉아 들여다본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하늘 가득 날아온다 흰나비 떼

흰 꽃잎...

 

누구뇨, 눈을 가리켜 한갓

하늘에서 언 물이라 함은

이는 축복이여라

번영하는 이 땅에

하늘이 뿌리는 기쁨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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