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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잼버리 사태로 치닫는 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이득신 작가 | 기사입력 2023/08/22 [00:02]

제 2의 잼버리 사태로 치닫는 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이득신 작가 | 입력 : 2023/08/2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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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전 세계태권도인들의 축제 세계태권도문화축제가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8일에 개막한 이 행사는 24일까지 계속되며 세계 63개국 5,7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각종 이벤트와 대회 등으로 개막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품새대회 참가자 2,350명까지 합하면 선수단만 8000여 명이다. 조직위는 선수단을 포함해 관계자와 관람객 등 1만5000여 명이 축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 비치선수권대회, 태권도시범경연, 장애인선수권대회등 태권도 축제의 메인행사 빅4가 모두 춘천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서 주목도가 매우 높았다.

 

그러나, 특히 더욱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직후 열리는 대규모 첫 국제행사라는 점이었다. 행사 전부터 잼버리대회와 마찬가지로 폭염과 장소 그리고 사전준비 부족으로 인해 엄청난 비판에 시달린 후 열리는 세계대회이기도 했다. 기대가 있었던 세계대회이니 만큼 준비에 있어서 많은 걱정과 우려를 사기도 했다.

 

행사 첫날인 18일, 역시 예상과 우려대로 태권도 선수 10여명이 뜨거운 매트위에서 장시간 노출되었다가 화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태권도 시범경연 대회장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폭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사전에 그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다. 대회장의 상인들에게도 폭염대피소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 상황이다. 언제 누군가가 어떻게 쓰러져나갈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인 셈이다. 잼버리대회의 파행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2023 강원·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가 18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당초 계획했던 에어돔 조성이 차질을 빚으면서 예산 추가 투입은 물론, 대회 개최를 코 앞에 두고 경기 종목을 변경하는 등 촌극을 빚기도 했다. 2023 강원·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춘천시 송암동에 들어설 에어돔을 활용하기로 했다. 에어돔은 공기압을 이용해 만든 돔형태의 구조물로 내부에 기둥과 대들보를 만들지 않고 공간을 형성할 수 있는 건축기법이다. 춘천시는 지난 2021년 전국에서 1곳만 선정하는 에어돔 공모사업에 뽑혀 송암동 일원에 에어돔을 조성 중이었다. 건축 규모는 1만2000㎡이다. 당초에는 올해 상반기쯤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자재 수입이 늦어지면서 다음 달은 돼야 설치될 수 있을 전망이다. 즉, 행사가 끝나고 나서야 에어돔 설치가 완료된다는 어처구니없는 내용이다.

 

에어돔에서 경기를 개최하려던 조직위원회는 지난 5월에서야 상황을 인지, 그때부터 비상이 걸렸다.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예비비 18억4000만원을 끌어다 썼다. 기존 보조금 27억원에 더해 대회 예산이 45억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춘천시와 조직위원회는 “보조금 27억원에 대해서는 강원도 투자심사를 완료했고 예비비 사용은 긴급집행제도이므로 투자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세계대회가 추가되면서 재원 추가 투입이 불가피했고 에어돔 활용 계획이 무산, 예비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야외 경기장도 대회가 임박해서야 완성되었다. 조직위원회는 의암호 위에 가로, 세로 26m 규모의 수상 특설무대를 만들었다. 당초에는 이 곳에서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을 진행하려 했으나 안전을 위해서는 가로 78m, 세로 50m 규모는 돼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결국 조직위원회는 비치선수권대회를 수상 특설무대에서 치르기로 하고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은 실내경기장으로 변경했다. 수상 특설무대 역시 행사 하루 전날인 17일 오전에서야 공사가 완료된 것이다. 

 

즉,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을 위해 계획되었던 에어돔 활용계획이 무산되면서 이를 수상경기장으로 변경했고 다시 천막경기장으로 재변경하기에 이른 것이다. 졸속계획과 졸속준비가 나은 주먹구구식의 계획변경으로 인해 대회의 파행이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스러울 뿐이다. 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제발 아무런 사고 없이 무탈하게 행사가 마무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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