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수수를 공개해 세계 주요 언론까지 보도하게 한 서울의 소리가 추가로 김건희가 선물을 받은 것을 공개했다. 최재영 목사에 따르면 김건희는 샤넬 화장품 및 디올백뿐만 아니라, 다른 세 가지 선물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급 양주, 전기스텐드, 책8권이 그것인데, 이것들은 디올백보다 값은 싸지만, 김건희가 선물이면 무엇이든 받았다는 방증으로 또 다른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요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증거가 ‘쥐약’
서울의 소리가 추가 선물 제공 사실을 공개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작고한 부친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접근한 뒤 정치공작을 한 것”이라며 전에 한 말만 반복했다. 사실은 대통령실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아마도 ‘긁어서 부스럼’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이땐 무대응이 최고라 여긴 모양이다.
대통령실은 평소 같으면 고소, 고발 하느라 정신이 없었겠지만, 명품수수가 영상으로 공개되어 조작이라고 말할 수도 없게 생겼다. 명품수수도 서울의 소리가 영상 없이 말로만 했다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즉각 수사가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들에겐 증거가 ‘쥐약’인 셈이다.
선물 받은 것이 거의 상습적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최재영 목사는 2022년 7월23일 김건희에게 고급 양주와 북한, 노동 관련 책 8권을 전달하려고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상가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았다. 이는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에게 디올백을 주기 두 달 전이다.
최재영 목사는 김건희 비서와 통화한 경호 담당 직원의 안내로 건물 1층 보안검색대 직원에게 들고 간 물품들을 맡겼다. 그러자 다음날 김건희로부터 ‘‘너무 잘 받았습니다. 안 그래도 책 읽어보려고요. 술도 주셨어요. 어제 뵙지 못해 아쉽고 죄송합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최 목사는 관련 문자를 공개했다.
최재영 목사의 주장대로라면 김건희가 선물을 받은 것은 모두 네 차례다. 최재영 목사는 2022년에 6월에 샤넬 화장품 세트, 7월23일 양주와 책 8권, 8월19일 전기스탠드와 전통주, 9월13일 디올 가방을 전달했다. 이 정도면 선물 받은 것이 거의 상습적이므로 박절하지 못해 선물을 거부하지 못했다는 윤석열의 말은 거짓이 된다.
경호 무사통과했지만 문책도 안 해
더 큰 문제는 선물이 경호원들을 그대로 통과했다는 점이다. 경호원들이 선물을 받아 김건희에게 전달한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경호가 뚫렸다는 점이다. 밉든 곱든 대통령의 가족은 경호 대상이다. 따라서 일반인이 준 선물을 간단한 절차를 거쳐 김건희에게 전달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경호가 이루어지면 만약 선물 속에 폭탄이나 독극물이 들어 있어도 무사히 통과하게 되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그 점을 문제 삼지 않았고 담당자를 경질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김건희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건희가 권력실세란 점이 증명된 셈이다.
박절하지 못하고 매정하지 못하면 다 선물 받나?
김건희가 명품을 수수한 것이 영상으로 공개되었는데도 윤석열은 사과하기는커녕 KBS 녹화 대담에서 “최 목사가 재 아내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면서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 그것을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보면 김건희는 매정하지 못해 선물을 받은 게 아니라, 선물을 좋아해 받은 것 같다. 정말로 매정하지 못해 받았다면 한 차례 정도 받고 거절했어야 옳은 게 아닌가. 더구나 용와대에 ‘반환창고’까지 있다니 기가 막힌다. 도대체 선물이 얼마나 많이 있으면 창고까지 있을까?
동정심에 호소하는 오류
윤석열은 김건희가 아버지를 일찍 여위었다고 말했지만, 그것과 선물을 거절하지 못한 것은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런 걸 논리학에서는 ‘동정심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부모를 일찍 여위었다고 불법적인 선물을 받는 것은 아니다. 김건희에겐 아버지 대신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어머니가 있지 않은가?
이런 식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오류’는 일반 국민정서와 동떨어져 결코 공감받을 수 없다. 몰카촬영과 별도로 김건희는 경호법을 어겼고, 공직자 부인이 선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른바 ‘김영란법’도 어겼다. 영상을 보면 김건희가 인사에도 개입하고 국정에도 개입했으므로 제3자 뇌물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
혹자는 김건희가 공적 인물이 아니므로 직무 관련성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하지만, 김건희가 윤석열 정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는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한다. 공직자는 부인이 받은 선물을 신고하게 되어 있다. 당황한 대통령실이 선물을 ‘반환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코미디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문제
혹자는 김건희 같은 권력 실세가 겨우 수백만 원 하는 선물 좀 받은 게 뭐가 그리 대수냐고 하겠지만, 국힘당과 검찰이 민주당 전당 대회 때 뿌려졌다는 돈봉투 사건을 일 년 넘게 울궈먹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선물의 가격이 아니라 태도다.
김건희는 권력 실세이니 어떤 선물을 받아도 문제될 게 없고, 민주당은 야당이니 전당대회 때 주어진 버스대절비나 당원 식사 대접도 문제가 된다고 하면 누가 이에 공감하겠는가? 국힘당이라고 전당 대회 때 버스 대절 안 하고 당원들에게 식사도 대접하지 않겠는가?
김건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폐쇄
한편, 김건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이 폐쇄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업체명인 COVANA란 알파벳 문자가 모두 떼어졌고 전시물 역시 모두 사라졌다. 아크로비스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며칠 전에 법인에서 와서 집기를 빼갔고 지난 주말에 간판 등의 철거작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자꾸만 선물 사건이 언론에 거론되자 사무실을 폐쇄한 것 같은데, 그런다고 명품을 받은 것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요즘 윤석열 정권의 작전은 ‘김건희 숨기기’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묘하게 지지율이 조금 올랐다. 하지만 그런다고 총선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세상에 대통령과 그 부인이 안 보여야 지지율이 오르는 이상한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김건희는 다시 ‘나대기’를 시작할 것이다. 그 버릇이 어디 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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