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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윤석열...전공의 참석 없는 전공의와의 대화

유영안 칼럼 | 기사입력 2024/04/05 [00:03]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윤석열...전공의 참석 없는 전공의와의 대화

유영안 칼럼 | 입력 : 2024/04/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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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대통령실  © 서울의소리

 

 

우리 속담에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란 말이 있다이 말은 '꾀를 내어 남을 속이고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을 만들려 하다가 그 꾀에 오히려 자기가 당한다'는 뜻이다이와 비슷한 한자성어로 과욕필망자가당착자승자박자업자득 등이 있다비슷한 속담으로 도끼로 제발 찍는다가 있다.

 

의대 2000명 증원은 처음부터 총선용 카드

 

주지하다시피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은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이 꺼내든 카드다과거 문재인 정부 때 500명을 증원하려 해도 의사 및 의대생들이 강력하게 저항해 실패한 바 있는데무려 2000명을 증원한다고 발표한 것은 애초부터 무리수였다.

 

거기에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었다고 봐야 한다즉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대 증원을 바라고 있는데의사들이 이를 반대하고 정부가 그들과 싸우는 모습을 연출하면 국민들이 총선 때 국힘당을 지지할 거라 착각한 것이다처음엔 그 작전이 어느 정도 먹혔다.

 

그러나 분쟁이 장기화되어 만 명이 넘은 전공의가 사직하고 의대 교수마저 사직서를 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병원마다 의사가 부족해 환자들이 아우성을 쳤고 어떤 환자는 병원을 돌아다니다 사망하기까지 하였다이에 위기감을 느낀 윤석열 정권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으나 그게 오히려 분노에 불을 지폈다.

 

전공의 한 명도 안 찾아와

 

3월 들어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힘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윤석열 정권은 전공의와 대화하겠다며 기다렸으나 3일 하루 동안 윤석열을 만나러 온 전공의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지금까지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한 번 안 하고 살아온 윤석열의 성정으로 봐 총선이 아니면 싹 갈아엎고 싶었을 것이다.

 

윤석열은 집권한 지 두 해가 다 되도록 제1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고이태원 참사 유족들도 만나주지 않아 불통의 대명사로 통했다윤석열은 대화를 굴복으로 여기는 검사식 자존심으로 일관했다윤석열은 초기엔 의사들이 사직하면 법대로 의사 면허증을 무효화하겠다는 둥 엄포를 놓았으나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자 전공의들을 향해 제가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또 수많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낼 여러분을 제재하거나 처벌하고 싶겠느냐며 한 발 물러났다.

 

104세 철학자 만나 조언 들어

 

그래도 전공의들이 반응을 안 하자 윤석열은 사회 저명인사를 불러 대화한답시고 올해 104세인 김형석 철학자를 용산으로 불러 덕담을 들었다김형석 전 연세대 교수는 대선 때도 윤석열을 지지했다김형석 철학자는 윤석열을 만나 나도 교수지만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만류하기는커녕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으로 동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사건을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한 것이다.

 

인간의 삶을 연구하는 철학자가노조를 탄압하고 언론을 탄압하고 야당을 탄압하고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 투기를 허용하고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고이태원 참사에도 불구하고 사과 한 번 안 한 윤석열을 만나 오히려 전공의들을 나무란 것은 후안무치하다 할 것이다그런 걸 곡학아세라 한다.

 

침이 바짝바짝 마른 대통령실

 

5일부터 제22대 총선의 사전투표가 시작되는데 의료 분쟁은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이자 대통령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더구나 3일 어느 환자가 병원을 찾아다니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여론이 더 나빠질 것이므로 침이 바짝바짝 마를 것이다.

 

의대에 아무런 준비도 안 시키고 무조건 2000명을 증원하라는 것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에 편승해 총선 때 지지를 이끌어보자는 수작일 뿐가장 중요한 국민 건강엔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방탄 공천윤라인 공천으로 여론이 안 좋은데다 설상가상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황상무 회칼 발언윤석열의 대파 소동으로 여론이 뒤집어져 패색이 짙은데장담했던 의대증원마저 못하고 고집만 피우고 있으니 누가 국힘당 후보를 찍고 싶겠는가?

 

국힘당에서 윤석열 탈당 발언 나와

 

지금 국힘당은 수도권 전멸은 물론 보수 텃밭인 부산에서도 밀리고 있는 형국이고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에서도 밀려 잘못하면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못 얻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평소 지지율엔 연연하지 않는다며 오만한 태도를 보였던 윤석열도 전국 곳곳에서 국힘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25차례 민생토론을 빙자해 각종 선심성 공약을 마구 뿌렸다그 공약을 모두 지키려면 1000조 이상 들어간다는데 그 돈은 다 어디서 날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수손실 54조로 기존의 예산도 깎는 판에 무슨 돈으로 그 많은 공약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인가대선 때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거짓 구호로 국민을 기만하더니 이제 공수표 남발로 국민을 기만하려 하는가오죽했으면 국힘당 내에서 윤석열 탈당 발언이 나왔겠는가?

 

똥배짱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

 

의료파동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한 발 물러나 합리적 증원 방안을 찾아 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가령 한 해에 500명씩 증원하되 지방 공공 병원 위주로 파견하면 의협측도 받아들일 것이다.

 

지원을 꺼려하는 소아과산부인과 등은 정부가 일정 부분 지원을 해주면 된다이런 합리적 방안이 있는데도 2000명을 고집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윤석열그리고 검찰 특유의 못된 버릇에서 연유한 것이다똥배짱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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