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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거리두는 국민의힘 의원들

유영안 칼럼 | 기사입력 2024/04/04 [10:33]

윤석열과 거리두는 국민의힘 의원들

유영안 칼럼 | 입력 : 2024/04/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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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연합뉴스   © 서울의소리

 

세상이 하도 빠르게 변하다 보니 자신이 그 세상에 따라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하는데최근 윤석열을 대하는 국힘당 후보들을 보니 그 말이 떠올랐다공천을 할 때만 해도 너도 나도 용산의 눈치를 보던 국힘당 후보들이 3월 들어 전국 각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윤석열을 멀리하기 시작했다윤석열로선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고나쁘게 말하면 권력의 허망함 혹은 배신감에 치를 떨 것이다이런 걸 다른 말로 토사구팽감탄고토라고 하던가.

 

조선일보부터 시작된 윤석열 비판

 

며칠 전에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은 "민주당이 1당 되면은 더 이상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이 말은 야당이 과반을 넘어 일당이 되면 식물정부가 된다는 뜻이고야당이 200석 이상 가져가면 윤석열이 탄핵된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그러니까 지금이라도 국정 기조를 바꾸라는 충고다하지만 윤석열은 의대 2000명 증원을 고집했다.

 

조선일보는 자신들이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허물 수도 있다고 믿는 매우 오만한 언론이다박근혜 탄핵도 조선일보가 가장 앞장섰다수구 언론들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정부를 무자비하게 공격한다윤석열 정권 들어 수출이 안 되고 내수도 부실하자 기업 광고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광고로 먹고 사는 언론으로서 윤석열 정권이 눈엣가시일 것이다.

 

조해진에 이어 함운경 윤석열 비판

 

김해을에 자객공천된 조해진은 민주당 김정호 후보에게 계속 밀리는 여론조사가 나와 긴장했는지 3월 31일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했다조해진은 윤석열을 향해 "국민을 실망시킨 것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그 과정에서 조해진은 윤석열에게 국민 앞에서 무릎 꿇는 것"은 물론, "대통령실과 내각이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또 총선 패배 시 '당선자 총사퇴선언도 제안했다.

 

윤석열의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에 기대를 걸고 있던 국힘당이 윤석열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마포을에 출마한 운동권 출신 함운경이 사실상 윤석열 탈당을 주장하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다함운경은 오늘 대국민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다며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냐저는 이제 더 이상 윤 대통령께 기대할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함운경은 1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거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사실상 탈당을 요구한 것이다문제는 말은 못하지만 윤석열 탈당을 요구하는 후보들이 많다는 점이다특히 수도권 출마자들은 그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것이다다만 정치적 불이익을 당할까 참고 있을 뿐이다.

 

함운경 2일엔 태도 바꾸어

 

윤석열 탈당 거론이 파문을 일으키자 함운경은 관련 글을 내리고 2일엔 태도를 180도 바꾸어 윤석열 정부엔 죄가 없다는 식으로 말해 비웃음을 샀다그건 마치 한동훈이 윤-한 갈등 때 윤석열에게 대들었다가 하루 만에 서천 화재 현장으로 내려가 90도 폴더 절을 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했다.

 

정치가는 신조가 중요한데함운경처럼 어제 했던 말을 여반장처럼 뒤집으면 누가 신뢰하겠는가그동안 나온 여론조사마다 정청래에게 밀리자 히든커드로 윤석열 탈당 카드를 꺼낸 것 같은데결국은 건드려서 부스럼만 된 셈이다운동권을 청산한답시고 운동권을 공천한 한동훈의 인식도 문제다.

 

말리는 시누이가 된 홍준표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함운경을 겨냥한 듯 들어온 지 며칠 되었다고 감히 우리가 만든 대통령 당적 이탈을 요구하나라고 일갈했다홍준표는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거 못 봤다며 선거 지면 모두 보따리 싸야 할 사람들이 선거 이길 생각은 않고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그 선거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성토했다.

 

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는데함운경으로선 홍준표가 말리는 시누이가 된 셈이다홍준표는 겉으론 함운경을 비판한 것 같지만속으론 윤석열과 한동훈을 비판한 것이다한동훈을 차기 대선 경쟁자로 본 것이다.

 

책임 없다던 한동훈도 2일엔 자신의 책임이라 태도 변해

 

한편 부산 유세 중 정부가 잘못한 게 있지만그게 제 잘못은 아니다” 식으로 말했던 한동훈도 여기저기서 그 말에 대한 비판이 일자 2일엔 모든 것은 제 책임입니다라고 말을 바꾸었다집권여당 대표가 하루아침에 말을 바꾸자 국힘당 내부에서도 함송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한동훈의 말에 용산이 격노했다고 한다한동훈이 그 소식에 놀라 금세 말을 바꾼 것 같다그게 사실이면 1,2차 윤-한 갈등에 이어 세 번째 투항을 한 셈이다정치가가 그렇게 신조도 없고 강단도 없는데무슨 대선 타령인지 모르겠다.

 

총선 참패하면 윤석열 탈당 여론 더 거세질 것

 

어쨌거나 국힘당에서 윤석열을 차츰 멀리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총선이 국힘당 참패로 끝나면 그동안 침묵했던 낙선자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 것이다윤석열의 레임덕은 그때부터 시작될 것이고경우에 따라서는 탄핵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박근혜 탄핵도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의 이탈로 이루어졌다그때 특검에서 수사를 해 박근혜를 구속시킨 사람이 바로 윤석열과 한동훈이다그런데 지금은 박근혜를 찾아 읍소하고 있으니 정치가들은 배알도 없는 모양이다. 4월 10일 총선이 끝나면 한동훈은 당권에 도전하려 하겠지만용산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한동훈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그는 좁쌀’ 일 뿐정치 지도자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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