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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편협한 대통령! 사기종인(舍己從人)하라

나의 의견만을 주장하지 말고 남의 좋은 의견도 중하게 여기고 善을 행하라

송승호 객원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1/03/10 [04:22]

독선,편협한 대통령! 사기종인(舍己從人)하라

나의 의견만을 주장하지 말고 남의 좋은 의견도 중하게 여기고 善을 행하라

송승호 객원논설위원 | 입력 : 2011/03/10 [04:22]
▲ 편협하고 독선적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
사기종인 舍己從人

자기의 이전 행위를 버리고 타인의 선행을 본떠 행한다는 뜻으로 서경(書經) 대우모(大禹謨),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상 제8장에 나오는 말이다. 퇴계 이황(李滉)의 문집 退溪集에서도 인용되고 있다.

우(禹)가 순(舜)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의 위(位= 자리)에 서는 사람은 그 임금 됨을 어렵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되며, 신하된 자는 그 신하 됨을 어렵게 생각지 않으면 안 되리라 생각하옵니다. 그렇게 되면 정사는 잘 다스려 지고 백성들은 덕을 숭상하기에 힘쓸 것입니다.”
後克艱厥後,臣克艱厥臣,政乃乂,黎民敏德

그러자 순 임금이 말했다.
“그렇다. 진실로 그렇게 하면 좋은 말이 숨겨질 리가 없고, 어진이가 초야에 묻혀 지내지 않게 되어 온 나라가 다 평안하게 될 것이다. 여러 사람에게 의논하여 ‘나를 버리고 남을 좇으며(나의 의견을 주장하지 말고 남의 좋은 의견에 따르며)’, 의지할 곳 없는 이를 학대하지 않고 곤궁한 이들을 내버려 두지 않는 일들은 오직 임금 된 사람만이 할 일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俞,允若茲,嘉言罔攸伏,野無遺賢,萬邦咸寧. 稽于眾,舍己從人,不虐無告,不廢困窮,惟帝時克 서경(書經)에 나오는 내용이다.

대통령이란 명칭이 어디에서 왔는지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지만 대통령제가 우리가 남보다 우선해서 채택한 제도가 아니고 다분히 미국式 정치제도를 받아들여 해방후 생긴 명칭이라서 공식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의 의미와 같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오랜 왕정국가의 전통을 가진 한국의 과거에 비교하면 대통령이란 명칭은 王와 대동소이한 개념이었을 것이다. 한자어로 읽어도 대단히 위압적인 명칭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해방후 이승만 대통령을 시작으로 군사반란자인 박정희나 전두환등의 대통령 칭호는 절대왕정국가의 王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들의 국정운영은 견제없는 전횡이었고 독재였다.

대통령이 된다는 것과 대통령 노릇을 한다는 것

위에 언급된 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역대의 대통령들(태생이 군사반란자의 주역인 노태우를 제외하고)은 대통령으로서의 법적, 도덕적 정당성이 확인된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의 진정한 의미의 대통령 직책을 받고, 수행한 사람들이다.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헌법이 요구하는 의무외에도 자신의 정치적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위치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정치적인 이상에 따라 국정운영의 계획을 밝히고 그것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절차를 통해 대통령이 된 사람은 대통령 노릇을 잘하는 또다른 현실을 맞이하게 된다.

대통령 노릇을 잘 한다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권력을 유감없이 휘둘러서 자신만의 독단을 집행하는 것을 말하고 올바른 의미의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정치색과 국민들의 바램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의 정점인 동시에 국가운영의 공정한 중재자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는 자리다. 그러므로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이끄는 사람은 대통령 노릇을 정말 잘 수행하는 것이다.

어떻게 대통령 노릇을 할 것인가

禹의 말을 준용하면 대통령의 위(位= 자리)에 서는 사람은 그 대통령 됨을 어렵게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舜의 말을 준용하면 여러 사람에게 의논하여 ‘나를 버리고 남을 좇는다면(나의 의견을 주장하지 말고 남의 좋은 의견에 따른다면) 대통령 노릇을 조화롭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좋은 말이 숨겨질 리가 없고, 어진이가 초야에 묻혀 지내지 않게 되어 온 나라가 다 평안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禹나 舜의 말은 독선을 금하고 편협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한다.

대통령 노릇을 조금 더 잘하는 길

맹자가 말하기를 “子路는 사람들이 그에게 잘못이 있다고 일러주면 기뻐하였고, 禹임금은 善言(옳은 말)을 들으면 절을 하셨다. 위대한 舜임금께서는 더 훌륭하셨으니, 善을 남과 더불어 하셨다. ‘자기를 버리고 남을 따르시며’, 남에게서 취하여 善을 행하기를 즐기셨다(孟子曰 子路, 人告之以有過則喜. 禹聞善言則拜. 大舜有大焉, 善與人同. 舍己從人, 樂取於人以爲善). 맹자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의 내용은 한 발 더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善을 행할 것을 말한다. 단순히 독선을 금하고 편협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수준을 지나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善으로 임할 것을 권한다.

대통령 노릇을 아주 잘 하는 길

退溪集에서는 능히 자신을 버리고서 남을 좇지 못하는 것은 배우는 자의 큰 병이라. 천하의 의리는 끝이 없으니 어찌 가히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은 그르다고 하리요(不能舍己從人은 學者之大病이라 天下之義理無窮하니 豈可是己而非人이리오) 라고 말한다

퇴계의 문집에서는 禹와 舜을 지나서 孟子의 권고를 넘어선 더욱 강력한 권고를 한다. 독선을 금하고 편협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것은 물론이고 善의로의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것을 큰 병大病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작게는 대통령의 위(位= 자리)를 어렵게 여기고 여러 사람에게 의논하여 나의 의견만을 주장하지 말고 남의 좋은 의견도 중하게 여기길 바란다. 독선과 편협을 버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조금 더 바란다면

위의 주문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善을 행하시길 바란다. 작게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의견을 잘 듣고 바라는 바를 귀기울여 달라는 말이라면 두 번째는 그 바램들을 적극적으로 국정에 반영함으로서 권력의 정점인 동시에 중요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올바로 수행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바란다면

위의 두가지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단순히 무능한 대통령이 아니라 그런 대통령은 대통령 본인에게는 물론이고 나라와 국민들에게 큰 병大病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그야말로 재앙에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나라와 국민 모두가 재앙을 맞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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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多勿 윤복현 2011/03/10 [06:52] 수정 | 삭제
  • 노무현이 저런 충고를 새겨 들었다면 임기말 국민지지율 5.7%로 추락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감히 이명박이 대통령될 수도 없고 한나라당이 국회를 장악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대통령 못해 먹겠다던 노무현과는 달리 이명박은 대통령 해 먹는게 스스로 만족하나 보다.그래서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노무현묘에 똥물쏟지 말고 감사참배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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