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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에 타야하는 이유들

손대표의 희망버스 탑승 여부는 야권통합 및 연대 관련해서도 필요

이재관 칼럼 | 기사입력 2011/07/30 [03:45]

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에 타야하는 이유들

손대표의 희망버스 탑승 여부는 야권통합 및 연대 관련해서도 필요

이재관 칼럼 | 입력 : 2011/07/30 [03:45]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사태와 야권통합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손 대표가 3차 희망버스 탑승을 두고 고심 중이란 기사가 눈에 띤다. 고심 중이라면 다행이겠지만, 타는 것이 이로울지, 안타는 것이 이로울지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손학규 대표는 마땅히 희망버스를 타야 한다. 노동자의 생존권, 노동권을 보장하라며 홀로 분투하며, 이미 전국적인 민주, 노동, 인권의 지도자로 부상해 있는 김진숙 동지를 격려하기 위한 취지로 희망버스가 간다고 생각할 때, 민주당의 대표라면 마땅히 함께 참여해야 옳다.

왜냐? 이는 민주당의 강령·정강정책의 전문이 이를 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에는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반대하며, 소수의 권리를 포함한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는 자유롭고 동등한 사회를 지향한다. 또한 사회경제적 권리가 반영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확대·실현하며, 권력과 부의 독점을 배격하고 국민의 요구와 권익을 대변하는 대의정치와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라고 민주당의 나아 갈 바를 규정하고 있다.

위 전문에는 개인의 인권, 소수의 권리, 동등한 사회, 사회경제적 권리, 독점 배격, 국민의 요구와 권익 대변이라는 단어들이 열거되어 있다. 한진중의 경영상황이 위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태를 들어 170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부당 해고한 행위는 상기한 단어들이 의미하는 어떤 내용들과도 상충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부당 해고 노동자 복직을 주장하고 있는 김진숙 동지를 돕는 일이야말로 민주당의 강령·정강 정책을 실행하는 일이니, 이러한 의미 있는 일에 민주당의 대표가 앞장선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길거리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 제1야당 대표로서 조정자 역할을 하며 균형감을 갖겠다.” 는 말을 하며 3차 희망버스에 탑승하지 않을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손 대표가 이처럼 희망버스 탑승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그가 말하는 소위 ‘길거리정치’에 뛰어 들 때 예상되는 보수세력의 거센 공격을 피하고, 관망 중인 중도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엠비 정권의 실정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뚫고, 유성기업, 한진중 사태에서 보이는 것처럼 청경(청와대와 재벌들) 야합의 신공안정치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극에 이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의 정치적 이익만을 고려하며 이리저리 재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어찌 소수(부당 해고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치권과 재벌에 의한 사회 경제적 독점을 반대한다는 민주당의 대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현장에서의 행동은 정동영 의원을 비롯한 다른 야권 의원들이 하고 자신은 뒤에서 조종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가 청와대에서 엠비와 식사를 하는 동안 한진중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조종을 하겠다고 하는 것도 우습거니와,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는 엠비, 그리고 청문회도 거부한 채 도피 중인 한진중 회장 조남호와 도대체 무슨 조종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손 대표는 당 대표가 된 이후 일련의 행보에 있어, 도대체 민주당의 대표인지, 한나라당의 대표인지 헷갈릴 정도의 노선을 보여 주었다. 그의 행적에 대해서는 첨부한 글(손대표, 민주당을 한나라당으로 만들고 있다)을 참고하기 바란다.

손 대표의 그러한 행보에 대해 김어준씨는 고성국, 손석춘과 함께한 프레시안 토론에서 “엠비에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정치인이 가장 대통령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는가 하면, “손학규와 박근혜가 붙으면 손학규가 원사이드로 깨진다고 봅니다. 손학규 대표는 뭐랄까요, 좀 산업스파이 같은 느낌이죠. 실제 그렇든 안 그렇든. 전 손학규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김문수 지사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돼서 대통령이 될 확률보다도 낮다고 봅니다.

보수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후보가 부끄러워도 밀어주지만, 진보는 그렇지 않습니다. 진보진영은 자신의 지지가 스스로에게 떳떳해야 하죠. 이 사람을 지지하는 게 자랑스러운가 아닌가.....손학규 후보는 야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안 가고 집안에 들어앉아 있게 할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봅니다.“라고 손 대표를 혹평했다.

손 대표가 그렇게 혹평을 당한 것은 스스로가 자초한 감이 있다. 그의 ‘민생진보’는 박근혜의 ‘가슴이 따뜻한 진보’를 모방한 것이고, 그의 ‘원칙있는 포용정책’은 한나라당의 정책이며, 동시에 박근혜가 직접 발언한 정책이고, 몇일 전에 엠비가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정책이라고 못 박은 대북정책이다.

엠비에 가장 강력하게 맞서야 할 민주당의 대표가 그가 주장하는 정책을 마치 앵무새처럼 되 뇌이면서, 어찌 엠비의 후계자,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가 있을 것인가? 설령 다가오는 대선경선, 혹은 본선에서 옥쇄를 하더라도 엠비와 과감하게 맞서는 자세를 보여 주어야 2017년이라도 기약할 수 있을텐데, 손 대표의 갈지자 행보를 보면서 손 대표의 정치생명도 여기 까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홍영표 원내 대변인이 26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희망버스를 타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손 대표의 정체성 문제를 거론하는 정략적 흔들기가 있다”면서, “당내에서 지적이 나오다보니 언론도 여기에만 주목하고 매우 곤란하게 됐다”는 말을 하였는데, 그의 현실인식이 안이한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노조 운동가 출신인 홍 대변인은 그나마 민주당에서 가장 진보적인 인사 중에 속하는데,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략적 흔들기’라는 망언을 할 수 있다는 데 대해 금석지감을 금할 수 없다. 민주당의 대표에게 민주당의 강령·정강정책을 준수하라고 하는 것이 정략적 흔들기인가?

손 대표가 민주당 대표라면 ‘3차 희망버스’에 당연히 동승해야 한다. 정동영 의원 뒤나 따라 다닌다는 손가락질이 문제가 아니다. 그의 이제까지의 선택이 잘못된 것들이라면, 그보다 더한 수모를 참고라도 타야 한다. 그 길만이 진정 사나이다운 결단이고, 민주당 당원들이 대표로 뽑아 준 성의에 대한 답례인 것이다. 민주당 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하지 말라!

손 대표의 희망버스 탑승 여부는 야권통합 및 연대와 관련해서도 필요하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열흘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고문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민생진보를 주장하고 민생실천 희망대장정을 하겠다는 손 대표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부당한 정리해고로부터 시작된 것, 수수방관하는 정부 대신 국회가 청문회를 열어 시시비비를 따지고 노동권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공조는 필수적이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유보한 채 정책 공조는 힘을 가질 수 없다"고 하였다.

야권의 정책 공조는 야4당 정책의 공통분모를 찾자는 것이고, 서로의 이질성을 최소화한 가운데 공동의 목표를 이룩하기 위해 연대한다는 것인데, 손 대표가 뒤에 높이앉아 내려다보면서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야권 통합에 득이 될 게 없다. 당원들은 명한다. 양심 국민들은 명한다. 손 대표는 희망버스를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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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多勿 윤복현 2011/07/30 [15:04] 수정 | 삭제
  • 부당 정리해고금지.노조의 기업운영참여보장 법제화하고 기초생계에서 교육.의료.노후보장 등 단계적이고 전반적으로 국민복지를 실현해야 극좌세력이 준동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진짜 보수우익진보세력이라면 그렇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법적 조치를 하지 않고 서민복지예산을 삭감해 버리고 부자들 감세내 해 주는 이명박과 한나라당이나 김진숙을 권력욕에 악용하려는 사이비정치세력들이야 말로 국가전복을 노리는 친북극좌세력이 아닌가 묻고 싶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대상으로 부당 정리해고금지.노조의 기업운영참여보장 법제화를 요구하고 당장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길 만이 김진숙을 속히 내려 오게 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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