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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짝-돌싱특집'편을 보고나서 (상)

이혼의 상처를 갖고 있는 ‘돌아온 싱글’ 줄여서 돌싱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

최현순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11/07/30 [11:20]

SBS '짝-돌싱특집'편을 보고나서 (상)

이혼의 상처를 갖고 있는 ‘돌아온 싱글’ 줄여서 돌싱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

최현순 칼럼리스트 | 입력 : 2011/07/30 [11:20]
▲ SBS'짝' 애정촌 9기 돌싱특집 출연자들
SBS ‘짝-돌싱특집’편을 TV로 보게 되었다. 사실 일반인 젊은 남녀들이 나와 공개미팅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일종인 ‘짝’이란 프로그램 자체는 본래 개인적인 취향과는 맞지 않는 프로라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돌싱특집’편의 경우에도 애초엔 외면하려 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프로그램 관련 기사를 접하고, 그리고 우연히 재방송까지 보게된후 관심이 생겨 마지막회까지 챙겨본 프로이기도 하다.

이혼의 상처를 갖고 있는 이른바 ‘돌아온 싱글’ 줄여서 돌싱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 ‘짝-돌싱특집’편엔 남자 여섯명 그리고 여자 다섯명 이렇게 모두 열한명의 돌싱들이 나왔다. 사례별로 분류하면 남자의 경우 결혼기간이 짧아 아이가 없는 경우 한명, 이혼후 남자가 아이를 키우는 경우 두명, 그리고 전처가 아이를 키우고 자신은 혼자인 상태가 세명이었고, 여성의 경우 종교문제로 이혼한 사례, 결혼기간이 짧아서 아이가 없는 사례, 자신이 아이를 키우는 사례, 남편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례, 그리고 끝으로 조금 특이하게 재취자리로 들어갔다 실패한 사례의 출연자도 있었다.

사실 사례의 보편성의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조금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멤버구성이기도 했다. 실제 주변에서 직,간접적으로 접해본 이혼사례를 살펴보면 남자가 아이를 키우기로 하고 헤어진 경우보다 여자가 아이를 키우기로 합의를 본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고, 또 실제 이혼법정에서의 양육권 분쟁에서도 여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 보편적인 이혼사례만을 놓고 본다면 아무래도 이혼후 남자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보다 여자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을것이다.

게다가 미혼모의 사례까지 포함하면 여자가 혼자 애를 키우는 경우는 그 수가 더 늘어나게 된다. 상대적으로 혼전임신으로 아이가 생긴 경우 남자가 그 아이를 떠맡게 되는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헌데 이와같은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돌싱특집’편에선 여성 다섯명중엔 여자가 혼자 애키우는 사례는 단 한명에 불과했고, 오히려 남자측이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여자 출연자보다 한명 더 많은 두명이나 되었다.

남자측 사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전처가 아이를 키우는 세명중에도 한 사람은 프로그램중에도 수시로 아이와 통화하는등 이혼후에도 아이와의 교류는 무난히 이어지고 있는 인상이었고, 또 한 사람도 5년전 심근경색을 앓아 고생했다고 하는등 뭔가 말못할 사연이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따라서 최소한 돌싱 특집편에 출연한 남자들중엔 소위 말하는 ‘자식버린 비정한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는듯 했다.

한편 여성의 경우 전 남편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례가 한명 있었고, 무엇보다 눈길이 갔던것은 역시 재취로 들어갔다 실패한 사례라는 출연자였다.

개인적인 경험담을 말하는것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필자는 인터넷에서 재혼관련 까페중에도 특히 새엄마가 되신 분들의 카페에 한 5년가량 가입 눈팅으로 활동한바가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까페에서도 실제 재취로 들어갔다가 결국 실패한 사례를 세건이나 접했다. -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안타깝고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사례다 -

따라서 이와같은 경우를 염두에 둔다면 실제 재취로 들어갔다 실패한 사례도 현실속에 생각보다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추정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섯명의 돌싱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과연 사례의 보편성의 차원에서 ‘이혼후 여자혼자 아이를 키우는 사례’와 ‘재취로 들어갔다 실패한 사례’를 동수(同數 : 각기 한명)가 되게 구성한것은 여전히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는 설정이다.

차라리 재취였다 실패한 사례대신 여자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한명 더 나왔다면 현실성과 보편성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간 인적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상대적으로 이혼후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엔 아이문제 때문에라도 재혼을 쉽게 결심하지 못하거나 공개적인 자리에 나오는 것을 꺼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래도 조금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 만은 어쩔수가 없다.

우문(愚問)이 될 수 밖에 없겠지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았다. 재혼은 왜 하려고들 하는것일까. 보통 여성은 이혼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그리고 남자는 살림과 육아 그리고 잠자리 문제 때문에 새로운 인연을 갈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장 이상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로는 부부가 중간에 헤어지지 말고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면서 평생을 백년해로 하는게 좋겠지만, 이미 현실에 이혼도 재혼가정도 수두룩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와같은 공자님 말씀 같은 원론적인 이야기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앞에 잠시 언급했지만 필자는 실제 재혼관련 카페중 새엄마가 된 분들의 모임에 약 5년정도 눈팅으로만 활동한 적이 있다. 따라서 그 카페에서 접한 실제 새엄마가 된 분들의 사례가 약 백여건 정도 된다. 그 카페의 회원수나 하루 올라오는 게시물과 평균 조회수 그리고 필자가 그 카페에서 회원으로 있었던 기간등을 감안하면 백건의 사례는 결코 과장된 수치가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가 있다. 한 150건이나 200건이라 언급한다면 그건 좀 과장한 수치겠지만, 100건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자신있게 말할수 있다.

따라서 다른 문제는 몰라도 이 사안에 대해서 만큼은 ‘일반화의 오류’란 지적을 하진 못할것이다. 한편 여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새 남자와 재혼한 사례는 주로 TV에 나오는 방송연예인이나 유명인사 또는 일반인의 재혼사례 그 외 신문기사나 인터넷 활동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접한 사례 그 외 TV 드라마,영화등을 통해 접한사례들로 이 경우도 역시 모두 합하면 약 70-80건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발견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남자가 아이들을 데리고 새 여자와 재혼한 경우엔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반면 여자가 아이들을 키우다 새 남자와 재혼한 경우엔 문제가 생긴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물론 사회 통념적으로 아이들 육아나 살림을 여성이 주로 맡게 된다는 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한층 심도있게 파고들자면 남성과 여성의 근본적이고 본능적인 차이에서도 기인되는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얼마전부터 심각하게 하게 되었다.

새엄마 카페의 한 회원분으로부터 그런 고백을 들은적이 있다. 남편의 전처소생 아이들에게 느꼈던 감정은 ‘가엾고 불쌍하다’는 일종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이었다면, 자신의 아이를 직접 낳고보니 그때서야 비로소 모성본능(母性本能)이란게 생기더라는. 자신이 배아파 직접 아이를 낳는 여성의 생물학적 신체구조상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봐야하는 것일까.

여자는 자신이 직접 배아파 아이를 낳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대하는 감정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 그 감정의 차이가 크건 작건 또는 그 감정의 표출방식이 사람 개개인의 인성,됨됨이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더라도 어쨌든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대하는 감정은 조금씩이라도 다를수밖에 없다는것. 그게 그 카페 회원분의 진솔한 고백이었다.

문득 90년대 대학가와 pc통신등을 중심으로 그 당시 젊은이들에게 떠돌던 속설 하나가 떠올랐다. ‘과거는 용서해도 못생긴건 용서 못한다.’는. 물론 이 말은 그 당시 신세대 남자들의 ‘외모 지상주의’가 그대로 표출된 말로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비난과 비아냥을 받은 속설이기도 하지만, 최소한 재혼가정의 문제만을 놓고 따져본다면 소름끼칠정도의 촌철살인이 있다.

다시말해 남자는 쿨하니까 여자가 이혼녀건 미혼모건 그런 과거도 개의치 않고, 또한 그 여자의 과거로 인해 생긴 아이까지도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아이라 생각하고 포용하고 감싸안게 되지만 여자는 근본적으로 자신이 배아파 아이를 낳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렇지 못하다는것. 여자는 자신이 직접 낳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대하는 감정에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는 생물이라는 점.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재혼가정의 문제를 생각해본다면, 꽤나 흥미로운 해법의 결론에 다가가게 된다.

-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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