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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강행처리 안돼.. 협의 표결 처리하라

“일단 애부터 낳아라, 그럼 3개월 뒤에 결혼할 지 논의하겠다.”...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11/11/16 [15:47]

한미 FTA 강행처리 안돼.. 협의 표결 처리하라

“일단 애부터 낳아라, 그럼 3개월 뒤에 결혼할 지 논의하겠다.”...

고하승 칼럼 | 입력 : 2011/11/16 [15:47]
▲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중 이명박 대통령 제안에 대해 "한미FTA 독만두를 먹는것과 같다"고 비판 하고 있다
“일단 입금부터 해라, 그럼 3개월 뒤에 물건 보낼 지 논의하겠다.”

“일단 고장 난 내 차부터 사라, 그럼 3개월 뒤에 수리할 지 논의하겠다.”

“일단 애부터 낳아라, 그럼 3개월 뒤에 결혼할 지 논의하겠다.”

16일 트위터에는 이 같은 글들이 봇물을 이루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제안한 ‘한미FTA 비준안 우선 처리, 3개월 후 ISD 재협상안’을 꼬집는 글들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국회를 방문해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가 한미 FTA를 비준동의하면서 양국 정부에 ISD를 재협상하도록 권고하면,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며 “대통령이 책임지고 미국과 재협상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참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3개월 후 재협상할거라면 굳이 지금 한미FTA를 체결할 이유가 무엇인가?

차라리 이 대통령 퇴임 후 3개월 내, 국회에서 한미FTA 비준여부를 결정 하는 게 더 맞는 것 아닐까?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아직 비준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ISD의 문제점을 양국이 인정했다고 하면 국회 비준 전에 재협상을 통해 ISD를 폐기하고 문제의 근원을 없애는 것이 순서"라고 밝힌 것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한국은 독만두를 먹어선 안 된다. 가장 치명적인 독이 ISD"라며 "이 대통령의 제안은 독만두를 먹은 후 위장을 세척하자는 것"이라는 비판도 지극히 당연하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번에 이 대통령의 약속이 비록 황당하더라도, 그의 약속을 믿고 여야 합의하에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장선 민주당 사무총장이 말했듯이 국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정당 불신을 해소하는 길이기도 하다.

더구나 민주당 내 협상파는 87명 소속 의원의 과반인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 간의 합의안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국민여론 역시 반대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찬성 의견이 더 많다.

실제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가 한미FTA 국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5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RDD 방식의 ARS 전화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서 ±3.1%p)를 실시한 결과, 한미FTA를 비준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반대한다’는 응답에 비해 13.5%P나 더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소속 의원들의 양심과 판단에 맡겨 자율 투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도 ‘MB 제안으로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 이 문제를 단독강행처리 하겠다는 유혹을 떨쳐 내야만 한다.

그런데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한 조찬강연에서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계기로 한미FTA를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구체적인 처리방식은 밝히지 않았으나 사실상 강행처리 결단을 내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강행이 결국은 강행처리 명분을 쌓기 위한 '마지막 수순'이었다는 평가를 하게 될 것이고, 그 같은 ‘꼼수정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한나라당을 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나라 내에서 이미 “더 이상 MB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의원들이 상당수 있지 않는가.

지금 국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이 대책 없이 강경파에 끌려 다니는 것도 문제이지만, 한나라당이 끝내 유혹을 떨쳐 내지 못하고, 단독강행처리를 시도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문제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확인한 마당이다.

부디 이번 한미 FTA비준안 처리 문제가 정당 불신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그러자면 여야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협의하고, 그래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야 의원들의 양심대로 이를 표결처리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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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多勿 윤복현 2011/11/16 [21:49] 수정 | 삭제
  • 필자는 이번에 이 대통령의 약속이 비록 황당하더라도, 그의 약속을 믿고 여야 합의하에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비준하면 그걸로 끝이지 무슨 재협상이 가능하는가? 미국이 응하지 않하면 끝이고 이슈는 사그라들어 멕시코가 될 날만 기다려야 하는 나라로 전락하게 된다. 철저히 협정문에 독소조항들을 삽입하여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한미FTA로 한국경제가 미국의 빨대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드시 국민투표로 결정할 문제이지 이명박이나 정치권이 결정할 사항이 아닌 것이다. 정치인들이고 논객들도 정파이기주의를 떠나 국민의 생존권과 한국경제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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