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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도자 손학규의 ‘고독한 길’을 응원한다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20/02/03 [16:24]

정치 지도자 손학규의 ‘고독한 길’을 응원한다

고하승 칼럼 | 입력 : 2020/02/03 [16:24]



바른미래당 창업주인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의원이 자신들을 따라 입당한 당원들을 남겨두고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당을 떠나버렸다.


잘못된 두 사람의 만남, 즉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은 단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당원들 앞에서 볼꼴 못 볼꼴 다보이며 티격태격 거리다 결국 각자 제 살길을 찾아 떠나 버린 것이다.


바른미래당 한 당원은 이런 상태에 대해 “부모(안철수-유승민)가 모두 가정(바른미래당)을 버리고 떠나버렸다”며 “우리(당원들)는 졸지에 고아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당원들을 보듬어 안고 당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손학규 대표다.


손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당의 핵심요직에 바른정당계 오신환 의원을 임명하는 등 줄곧 당내 화합을 위해 ‘탕평인사’를 실시해 왔다. 유승민 의원 일파가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한 이후에도 그런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측근들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화합인사’를 실시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임재훈 사무총장과 장진영 대표 비서실장, 이행자 사무부총장이다. 실제로 그들 가운데 이른바 ‘손학규 사람’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그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당 핵심 실무자들이 당권투쟁의 일환으로 출근을 거부한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안철수 신당’ 쪽으로 옮기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탈당 명분을 찾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오늘이나 내일 중에 집단사표를 쓸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금배지에 눈먼 일부 호남계도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다.


대체, 그들이 손학규 대표 체제에 반기를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손 대표는 “거대 양당의 극한대립을 지양하고 다당제 연합정치의 실현을 목표로 제3 지대의 결집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저는 청년세력, 미래세대 통합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며 다른 한편, 같은 뿌리를 가진 다른 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즉 2030정치세력과의 통합은 물론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과거 국민의당에서 한 솥밥을 먹던 세력과의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론’이다.



그런데 장진영, 이행자 등은 2030세대와의 통합은 환영하지만 호남통합에 대해선 꺼리는 분위기이고, 반대로 호남계 의원들은 ‘2030세대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되면 자신들에게 돌아올 파이가 적어진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결국 중도확장을 위해 손학규가 선택한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게 정의이고 옳은 길이다. 따라서 비록 그가 가는 길이 ‘고독한 길’일지라도 다당제의 정착을 위해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손학규의 길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손 대표가 "곧바로 복귀 하지 않으면 총선 준비를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는 그동안 추진했던 ‘탕평인사’ 대신 힘 있는 당의 혁신과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친정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는 그렇게 해도 된다. 그동안 손학규 대표는 많이 인내하고 참아 왔다. 당내 화합을 위한 탕평인사도 그만큼 했으면 됐다. 당 대표가 손 대표처럼 의도적으로 측근 그룹을 멀리하고 다른 계파 인사를 중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니 이제는 힘 있는 세대통합과 제3지대 통합을 위해 당당하게 ‘고독한 길’로 나아가라.


지금은 당내 화합보다 당의 혁신과 외연확장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시점이다. 그동안 당 밖에서 묵묵히 손학규의 행보를 지켜보던 청년 정치세력 등이 손학규 대표를 응원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친정체제를 강화해서라도 당초 구상했던 혁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중단해서는 안 된다. 그 길이 얼마나 고독한 길인지 안다. 그러나 제3지대와 다당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길이기에 기꺼이 고독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고하승:시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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