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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큰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까다로운 다항 고차 방정식엔 정해진 해법이 없다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7/04 [22:45]

기대 큰 박지원 신임 국정원장...까다로운 다항 고차 방정식엔 정해진 해법이 없다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07/04 [22:45]

오늘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보니, 박지원 전 의원이 국정원장에 내정됐다는 뉴스가 포털을 온통 도배하고 있더군요. 하긴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서 역사적인 대북 평화교류의 첫 단추를 낀 사람으로서, 또 북한에 많은 휴민트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정원장이 된다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훈 국정원장은 청와대 안보수석으로, 그리고 이인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통일부장관으로 각각 내정된 것을 보며 얼마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 꼬인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풀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인사만큼 강력한 메시지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미국에 종속적으로 매여 있던 남북관계가 선거를 앞두고 계속 추락하는 트럼프의 한계를 직시하고 지금의 세계 정세를 읽어보면, 문재인 정부가 막힌 남북관계를 돌파할 수 있는 분명한 해법을 찾았다는 느낌입니다.

이리하여, 저는 다시 제 벗님의 글을 공유합니다. 한번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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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그네

출처: blog.naver.com/andie0712

까다로운 다항 고차 방정식엔 정해진 해법이 없다

-문제풀이는 누구도 대신 해주지 않는다-

5차 방정식 이상의 고차 방정식에는 일반적인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뛰어난 수학자들이 ‘고차 방정식을 푸는 근의 공식’을 찾으려 애를 썼지만, 그들이 찾아낸 것은 보편적인 공식은 없다는 사실이었고 이후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무수한 방법이 나왔다.

요컨대 분명한 논리를 가진 수의 세계 특히나 논리가 요구되는 대수학에서도 이처럼 변수가 많아지면 보편적인 해결법이 없다. 하물며 세상사는 이보다 더하다.

한반도 문제가 북핵에서 꼬일 대로 꼬이고 있다. 남과 북, 거기에 핵심인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코로나 19의 창궐로 인해 더더욱 복잡다단해졌다. 여기에 최근 번지고 있는 미·중 간의 갈등과 1년째 지속 중인 한·일 간의 불편한 상황까지 겹쳐 실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안개 속이다.

그 결과 가장 약자인 북의 입에서 볼멘소리가 맨 먼저 튀어나왔고 건물 하나가 본보기로 날아갔다.

그러나 상황은 거기서 일단락된다. 꼴통 볼턴의 회고록이 돌출되자, 북은 강경책을 거두고 다시 신중한 입장으로 돌아갔다. 지금은 다시 숨 고르기 수순이다. 이쯤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문제라는 복잡다단한 방정식의 변수와 상수를 따져보자.

분명한 상수는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이다. 그 어떤 답도 이 명제를 절대 상수를 상정하지 않는 한 이 방정식은 풀리지 않는다. 핵 문제가 불거진 지 어언 한 세대가 흘렀음에도 이 문제가 아직도 지지부진인 가장 큰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

특히나 사사건건 민족 화해와 번영 그리고 평화정착을 막았던 한미 간 워크 그룹이라는 변수는 한반도 평화방정식의 해법 시도를 모두 오답으로 만든 주요 원인이다.

이제 이 변수는 개나 줘버려야 한다. 이 변수가 방정식에 상정되는 한 천만년이 지나도 답은 없다.

동시에 대한민국 정부는 모든 관련 부처에서 기존 워크 그룹에 매이지 않은 참신한 발상과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발상을 가진 인재들을 중용해서 문제를 풀어가길 주문한다.

상수가 아닌 외부 변수들을 차례로 살펴보면 각자의 사정이 전부 예전과 판이하다.

먼저 중국은 최근 코로나 변수 외에도 홍콩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불거지면서 한반도 문제에 예전만큼 주의와 신경을 쓰기가 어려워졌고 동시에 북한이 강경드라이브를 취할 경우,이에 동조하기 힘들어졌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강경노선을 철회한 배경에는 이러한 중국 변수도 분명 작용했다.

과거 1950년 시점에도 중국은 대만 점령 문제와 한반도 문제가 동시에 촉발되자, 만주의 안정이라는 순망치한의 논리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대만을 포기하며 한국전쟁에 개입했던 것처럼 이번엔 홍콩의 복속문제가 자국의 국익에 더 중요하므로 북이 핵 문제로 과도하게 강경노선으로 치우쳐 미국과 무역갈등과 홍콩 문제에 더해 북핵 문제로까지 대립하는 양상을 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국은 지금 지난 한 세대 동안의 산업화와 근대화로 인한 구조적 내부모순이 여기저기서 촉발되고 있다. 산샤댐의 붕괴 우려와 같은 급속개발의 후유증,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거기에 점점 심해지는 빈부격차 등등 중국은 한동안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정착이 자신의 국익에 더 부합되는 위치에 머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상황과 입장을 철저하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반도 평화정착을 사실상 가로막았던 미국 역시 전혀 다른 내부모순과 전환의 시점에 직면해 있다. 우선 차기 대선에서 현직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진다.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미국 내 창궐은 다시 2차 팬더믹이 가시화되고 있고 미국 사회는 모든 면에서 총체적인 변화를 강요받게 될 것이다. 건국 시기부터 원죄처럼 안고 온 인종차별 문제와 지난 한세대 내내 심화 된 빈부의 격차와 건강보험의 구조적 모순, 반세기 동안 스스로 망가트린 자국 내 제조업 기반, 더는 미국이 해외 군사개입과 군산복합체의 이익에만 봉사할 수 없는 필요 충분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한반도 정책을 주도한 군산복합체 그룹의 이해관계나 위상 역시 변화와 수정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여태까지의 국제 개입주의에서 고립으로의 회귀가 뚜렷해졌다.

코로나로 인해 촉발된 미국 내 내부구조 모순과 시민들의 사회 개혁요구는 점점 더 국제문제보다는 국내문제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미국 역시 지난 한세대만큼 한반도 문제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서 중요한 변수 역할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서 얻어낼 국익의 실체나 가치가 분명하지 않다.

물론 트럼프가 낙선하고 민주당 행정부가 집권하게 되면 트럼프식의 고립주의는 일정 정도 개입주의로 전환되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해 드러난 미국 내 모순과 여러 제반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미국의 한반도 개입이나 층위나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와 저들 이익 구도의 변화에 주목하여 ‘반드시 줄 것 주고, 받을 거 받아서 일단락하는’ 단계로 이끌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기존의 미국이 하는 것은 무조건 따르고 존중해준다는 식의 맹목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왔다.

무엇보다 미국의 지난 반세기동안의 아시아 태평양 외교정책 중 약소국의 생존권을 자극해서 미국은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었음을 분명하게 일깨워야 한다. 단언컨대 한반도 평화방정식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이며 이 문제만 해결한다면 고난도 한반도 방정식은 거의 90% 이상 풀린다.

북의 문제는 그들 내부를 온전하게 들여다보기 어려우므로 함부로 재단하기 어렵다. 다만 원칙적으로 북한내 친남파들이 지속적으로 운신하고 득세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건물폭파와 같은 웃픈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저들을 미리 헤아려 줘야 한다. 냉정히 말해 이미 체제경쟁은 한세대전에 끝났다.

지금 남북문제는 대한민국이 주도해야 한다. ​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저들 북도 잘 알고 있다. 저들이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유념하라. 한반도 방정식에서 북한의 상수 영역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다.

이제 우리는 그걸 현실의 차원에서 제대로 반영하고 이를 평화정착과 공존과 번영으로 해를 내야만 한다.

참고로 쇼와 일본이 무모한 진주만 도발을 감행했을 때 미국과 일본의 국력격차는 고작 12배 차이 밖에 안났지만 그야말로 묵사발이 되셨다. 그런데 지금 우리와 북의 국력격차는 진주만 당시 미일보다 더 엄청난 무려 40배에서 50배에 달한다. 한반도 문제에서 무력충돌이나 도발이 솔루션이 될 수 없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존재는 북한임을 잊어선 안 된다. 저들이 목소리를 높일때엔 그 행간과 밑바닥을 주목해야 한다.

방금 대통령께서 신임국정원장에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그는 대북관계의 물꼬를 튼 사람이고 누구보다 많은 북한인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므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대통령의 결단이 이번에도 빛을 발하길 기원해본다. 늘 평양 주재 우리 대표부의 수장이 되길 희망했던 박지원 신임원장도 ‘이게 마지막이다’ 여기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길 빈다. 평생 모셨던 후광의 큰 뜻과 비원이 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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