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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진원지에 진정한 '엄정대응'을 보여주길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8/25 [23:55]

가짜뉴스 진원지에 진정한 '엄정대응'을 보여주길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08/25 [23:55]



사실, 너무 늦었습니다. 지난번에 종편 한두개쯤은 본보기로 날렸어야 하지요. 온정주의 따위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허위 조작 정보가 개인으로부터만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정부에서 연간 몇백 억씩 지원금을 주고 있는 연합뉴스도 그렇고, 기존에 이 정부를 음해할 목적이라면 언론자유라는 이름으로 온갖 허위 기사들을 내쏟고 있는 오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의 자유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거기엔 분명한 책임이 따라야지요. 그 책임은 언론의 '정신'으로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프랑스 임시 망명정부가 프랑스 땅을 수복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건 비시 정부 하에서 독일에 부역했던 나치 부역자들을 청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청산은 매우 격렬하게 진행됐습니다. 그 상황에서 특히 나치에 부역했던 언론인들의 말로는 분명했습니다. 총살.

프랑스 임시정부는 1944년 9월 30일 언론계 숙청에 대한 훈령을 발표, 나치 점령군과 비시정권의 지시와 규정에 순종한 언론사 모두에게 발행 금지 조치를 취합니다. 이는 나치가 파리를 점령한 1940년 6월 25일 이후 창간된 모든 신문과 잡지들에 적용됐습니다. 언론사 538개가 재판에 회부됐고, 115개사가 유죄 선고를 받았으며, 이들은 모두 폐쇄됐습니다. 친나치 언론인과 사주들이 사형을 받았고, 종신 강제노동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단지 '원고를 읽기만 한' 아나운서들도 총살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로 강력하고 확실한 청산 이후에야 프랑스는 지금의 프랑스가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제 시대에 가장 일제에 부역한 언론이 그대로 살아남아 지금도 '일등신문' 운운하고 있는 게 현실 아닙니까. 그리고 이들이 수구 독재 정권과 결탁하면서 기자들은 일종의 특권계층화 됐습니다. 그러면서, 그나마 한겨레 신문 등이 창간되던 때의 그 '에스쁘리'조차도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 토양에서 자란 기자들은 자기들이 스스로 가짜뉴스의 생산자가 됐다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허위조작 정보를 발표하는 주체는 그냥 태극기 들고 나와 헛소리하는 사람들 뿐 아닙니다. 이들이 이런 헛소리를 할 수 있도록 토양과 양분을 제공해주는 것들을 쳐내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이번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 유포자에 '언론사'들이 있지 않은지, 당국은 확실히 파악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만일 그런 것들이 있다고 생각되면 엄정한 본보기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지금은 전시입니다. 코로나라는 괴물과 우리 뿐 아니라 전세계가 말 그대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비상시입니다. 그리고 국가는 이런 비상시에 국민을 지킬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방역을 방해하는 자들,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고 가짜 뉴스를 퍼뜨려 사회를 혼란시키는 자들에게 진정한 철퇴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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