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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총리 전격 사퇴 아베.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8/29 [22:38]

아쉽다, 총리 전격 사퇴 아베.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08/29 [22:38]



코로나 확산도 마음에 걸리는데, 아베가 사퇴한다는 정말 가슴아픈(?) 뉴스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도, 중국도, 미국도 모두 아쉬움을 표시했더군요. 우리에게 있어서 아베는 참 괜찮은 일본 지도자였습니다. 스스로의 발목을 찍는 줄도 모르고 한국에 대한 수출 금수 조치를 취했다가 우리의 소재 부품 장비 자립도를 높여주지를 않나, 올림픽을 억지로라도 열기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 실체를 감추다가 결국 일본이란 나라 자체를 도저히 한국이란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후진국임을 그대로 보여주질 않나... 아무튼 아쉽긴 하네요.

우스개는 여기까지. 아무튼 아베의 등장부터 퇴장까지 그의 목적은 일본이 다시 '다른 나라를 침략할 수도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에게 한국의 친일파의 협력은 항상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위해 아베의 일본은 친일 인사로 채워진 박근혜 정부가 사라진 것이 늘 아쉬웠고, 촛불 이후 새로 들어온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겁니다. 자주적이고 일본에 과거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정부가 그들로서는 당연히 불편할 수 밖에 없었겠지요.

그래서 그들은 희대의 헛발질을 했고, '불화수소'라는 말은 처음엔 우리 무역에 가장 핵심적인 제품인 반도체와 연관 제품들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것은 일본이 벌인 뻘짓의 상징처럼 됐습니다. 그리고 불화수소 등 이른바 '소부장'은 국산화의 길을 걷게 됐지요. 그리고 그 상황에서 그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으나, 지금껏 일본이 심어 놓았던 그들의 '인적 자원'들, 일본의 편에서 활동하던 휴민트들이 그대로 노출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지금 일본에 협력해 온 인사들, 아직도 일본의 편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대략 누구인지 알고 있지요.

아, 아베는 그리고 우리나라의 어떤 정치인에게 그의 이름을 나눠주기도 했지요. 나베...

아베는 우리의 언론 수준도 그대로 드러내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의 언론도 마찬가지로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음을, 그리고 그 안에 수많은 친일 부역 모리배들이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태를 보면서 한국이 얼마나 강한 나라가 됐는지를 봤고, 이제 더이상 우리에게 '극일'이 화두가 아니라, 그냥 우리의 갈 길을 가면 되는 것임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북한과 함께 가는 것을 늘 방해해 왔던 일본. 앞으로 아베가 세워 놓은 이 극우의 체제가 완전히 끝난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은 더 이상 자기 앞가림 말고는(그나마 그것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지만)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21세기의 시작이 아베의 종말로서 더욱 드러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군국주의와 확장주의는 지금 이 세계에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 겁니다.

이제 우리의 길을 뚜벅뚜벅 가야 할 때가 왔습니다. 비교적 지금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결국은 우리는 일본 강점기 이후 우리에게 심어졌던 패배 의식을 이번에 확실히 털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아베의 퇴진은 참 아쉬운(?) 일인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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