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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개독'이라는 비난을 살 수 밖에 없는 이유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9/02 [00:27]

그들이 '개독'이라는 비난을 살 수 밖에 없는 이유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09/02 [00:27]


집안 일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잔디가 엉망이 됐다던지 하는 것들. 어쨌든 꽤 오랫동안 집안일, 특히 정원일에 신경쓰지 못했을 정도로 바쁜 삶을 살아 왔던 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남들에겐 미안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 집 정원이며 울타리며를 손질하기 시작했던 건, 이 판데믹이 시작되고 나서였습니다. 다행히 재택 근무를 할 수 있었던 이들은 모르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은 아예 일하러 나가질 못했습니다. 이른바 '락다운'이 실행되고 나서 워싱턴주의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강제로 문을 닫았습니다. 아니, 전 미국이라고 해야겠지요. 레스토랑도, 카페도 모두 문을 닫았고 제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오로지 마켓과 병원만 문을 열었고, 필수 직종으로 남은 것 중엔 우체국도 당연히 포함돼 있었습니다.

남들이 일을 가지 못할 때, 저는 훨씬 많은 일을 해야 했습니다. 우체국 안에서도 고령자들이 많아서, 이들은 감염될 것이 무서워 일을 나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체국에서는 고령자들에게 아예 3개월의 병가를 한꺼번에 쓰는 걸 허용해 줬고, 그래서 꽤 많은 수의 고령 우체부들이 석 달 동안 휴가를 받아 집에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의 배달구역에도 우편물은 가야 했고, 졸지에 원하지 않던 오버타임이 엄청나게 생겼습니다.

저는 이렇게 나가서 일하고 있을 동안에 직장에 못 나간 이들 중 자기 집을 갖고 있는 이들은 소일거리로 집안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잡초 뽑는 도구라던지 잔디 씨앗, 작은 정원 가꾸기용 기계나 전기톱, 그리고 목공 도구들이 하드웨어 샵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이 거래들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졌습니다. 저는 이들이 주문한 하드웨어들을 중간에서 날라다 집으로 가져다 줬습니다.

아무튼, 주위의 많은 이들이 이런 식으로 자기 집을 '졸지에' 가꾸게 된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일하는 곳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렌트비를 못 내게 된 사람들이 살던 아파트에서 나가는 것을 봤고,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좋은 레스토랑의 수석 웨이터로 살던 이가 길가에 나앉아 있는 걸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건 여기만 그런 게 아니지요. 한국도 비슷한 상황으로 일이 진행될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2.5 단계의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난 후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 어떨지는 대략 짐작이 갑니다. 저는 여기서 몇 달 동안 그것보다 더 강한 조치 아래서 살아봤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은 잘 해 왔습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일이 이렇게 됐습니다. 그게 누구 때문입니까?

이른바 '대장연(대한민국장로연합회)'이라는 단체가 8월 15일 집회에 '총동원령'을 내렸던 정황, 또 그것에 대해 전광훈과 미통당 일부 인사들과 회의를 가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거기다가 대형 교회들도 여기에 대거 동원됐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고, 정부의 지침도 일부러 어긴 정황들이 함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니 기독교가 개독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사회악으로 규정돼 버리는 거 아닙니까? 아직도 검진 받지 않고 깜깜이 환자가 돼 지역감염을 일으키고 있는 저 자들은 그리스도교 교인도 아닙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 따위는 제껴 버리고 자기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웃을 환자로 만들어 버리는 저것들이 사회악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회악입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환자가 되고, 검진 대상이 되고, 실업자가 되고,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한숨을 푹푹 쉬고 있습니다. 이런데도 아직 주여 주여를 외치며 미래통합당을 바라보고 있을 겁니까? 한국 사회를 갑자기 이런 식으로 꺾어 놓은 세력이 바로 그 세력인데? 멀리서 바라보면서 참 갑갑합니다. 위에 링크 걸어 놓은 것 들어보십시오. 대형 교회에서, 그리고 장로라는 이름으로 자기를 포장한 국가 전복 세력들이 어떻게 함께 범죄를 모의했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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