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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보여준 트럼프의 미래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11/03 [21:11]

MB가 보여준 트럼프의 미래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11/03 [21:11]

내일이네요. 미국의 운명 뿐 아니라 세계의 운명도 결정될 수 있는 날이. 제 개인적으로는 바이든의 낙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어찌될지는 모르지요. 그러나 이번엔 지난번처럼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던 세력들이 정치에 대한 혐오로 인해 트럼프를 찍는 그런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고, 일부 보수적인 주들, 특히 텍사스 같은 곳의 농장주들이나 혹은 플로리다의 노인층들이 공화당 지지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 바이든이 기대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당장 내일이 지나더라도 우리가 우려하는 것만큼 미국에서 내전이 일어난다던지 하는 극단적 상황이 빚어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극단적 세력의 목소리는 크게 들리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어디서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도층은 이런 혼란을 좋아하지 않는 법이고, 그들은 누가 혼란을 만드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볼 때 저는 이번 선거가 바이든에겐 그렇게 불리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미국의 불합리한 대선 제도인데, 이른바 승자 독식 제도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면에선 아메리칸 풋볼과 참 비슷한 면도 많은 듯 합니다.

어젠 이명박이 감옥으로 가는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지켜봤습니다. 사필귀정이지요. 그야말로 어쩌면 지금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가를 그대로 드러낸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명박 때의 검찰은 어떻게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돼 그들이 원하는 수사를 하는가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검찰은 그 뒤로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어 그들을 부렸던 이들을 잡아 넣으며 지금 알려진대로 '대호 프로젝트'를 가동시키고 있다고 하지요.


아무튼, 이명박은 그의 죄 중에서 가장 가벼운 것으로 처벌받은 셈입니다. BBK에 대해서도 다시 수사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1년을 쌩으로 감옥에 다녀 온 정봉주 전 의원도 재심을 통해 다시 제대로 된 판결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 실체를 아직도 모르고 있는 사자방 비리 전체를 완전히 드러내어 이명박이 책임져야 할 것들, 그리고 그가 토해내야 할 것들을 모두 받아내야 하겠지요.

어쨌든 그 이명박을 보며, 저는 그게 트럼프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트럼프가 이렇게 재선에 목을 매는 이유도, 지금껏 그가 저질러 온 부정과 무관하지 않을 수 없는 거지요. 어느정도 실체가 드러나다가 막힌 러시아와의 유착이라던지, 딸 부부가 깊이 관여된 것으로 보이는 여러가지 이권 사업이라던지 하는 것들의 실체가 드러난다면 트럼프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아무튼, 내일입니다. 참 오래 기다렸습니다. 4년 전, 그 결과에 너무 황당해 했던 생각이 납니다. 이번에도 그런 황당함을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보다 나은 쪽으로 굴러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봅니다. 내일 밤은 아마 꽤 긴 밤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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