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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도 경제에도 함께 방역이 필요하다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01/31 [06:05]

생활에도 경제에도 함께 방역이 필요하다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1/01/31 [06:05]

 

 

 

 

 

 

시애틀 지역의 식당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실내 취식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나마 내용을 보면 정원의 25% 미만에서 허락되는 것이긴 하지만, 당장 저는 월요일에 월남국수부터 한 그릇 사 먹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음식들은 식당에서 먹어야만 제 맛이 나는 것들이 분명히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미 많은 식당이 문을 완전히 닫아 버렸다는 겁니다. 테이크아웃을 원래 많이 해 왔던 식당들은 그래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지만, 이른바 '파인 다이닝'이라고 하는, 무드 좋은 고급식당들은 이번에 엄청난 타격들을 입었습니다. 원래 이런 곳에서 일하는 웨이터들의 팁 수입이 꽤 짭짤했다고 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휴직, 해고 또는 아예 직장이 없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사실 워싱턴주의 코로나 상황이 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주는 것도 정치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최대한의 리스트릭션은 걸어 놓은 채, 문은 열게 해 준 겁니다. 그나마 그것도 시애틀, 타코마와 워싱턴주 서부 해안가 일부에 한해서만 내려진 조치입니다. 아직도 많은 곳의 식당들은 이제나 저제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제 하루, 인구 760만의 워싱턴 주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2천 438명이 늘어 총 감염자 수 31만 2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워싱턴주 인구의 6-7배가 되는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지금까지 확진건수가 7만 7천건이란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임을 실감합니다. 그렇게 밀집도조차 높은 나라에서.

미국 전체로 보면 어제 하루 16만 5천건이 넘는 추가 확진자가 나와서 2580만건 이상의 확진수 누계가 나왔습니다. 사망자 수로만 보더라도, 워싱턴 주는 어제 34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4천 328명이 숨졌고, 미국 전체로 보면 어제 거의 4천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와 43만 3천명 이상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실 완전 락다운을 해 버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겁니다. 그러나 이제 락다운은 생각할수도 없는 일이 됐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어서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치료제가 공급돼야 이걸 넘어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활 방역'이라는 차원에서 전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돈이 돌아가야 할 상황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걸 돌릴 수 있는 돈이 국민들에게 필요하고, 소비를 진작해야 그것이 생산을 유도한다는 기초적인 상식을 일부러 무시하는 이들이 한국 정치권과 기재부 관리들 사이에 널린 게 한국의 가장 큰 문제일 겁니다. 그리고 그걸 아직도 '시혜'인 것처럼 생각하는 싸가지없는 경제관료들, 그들이 한국이 쌓아 놓은 명성을 잡아먹는 해충들이 되도록 놔 둬선 안 될텐데.

암튼 이런 저런 생각 하다가 다시 우체부는 거리로 나갑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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