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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계산깔린 오바마의 폭탄선언!

찬반 논란 폭발 오바마의 동성(同性)결혼 찬성

이철 칼럼 | 기사입력 2012/05/21 [05:09]

정치적 계산깔린 오바마의 폭탄선언!

찬반 논란 폭발 오바마의 동성(同性)결혼 찬성

이철 칼럼 | 입력 : 2012/05/21 [05:09]
▲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에서 동성결혼 찬성의사를 밝히고 있다
"동성커플은 결혼할수 있어야 한다”라는 오바마의 발언 때문에 미국언론이 시끌벅적 하다. 미국에는 DOMA라는 규정이 있다. Defence of Marriage Act의 약자로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법적 결합에 한하여 인정한다’는 내용으로 동성커플의 합동세금보고, 부부의 소셜 시큐리티 혜택,배우자로서 누리는 유산상속 권리등을 인정하지않기 위해 1996년에 제정된 연방법이다.

현직 대통령이 연방법에 어긋나는 발언을 TV인터뷰에서 했으니 난리가 날수밖에 없다.게다가 한술 더떠 어제는 ABC-TV의 바바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DOMA는 잘못 제정된 법이며 헌법에 위배되는 법이다”라고 말했다. 동성결혼과 DOMA언급은 가히 폭탄선언이라 할수있다.

오바마대통령의 동성결혼 발언 때문에 더욱 유명해진 여성앵커가 있다.ABC-TV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자 로빈 로버츠다. 오바마는 로빈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혔기 때문에 신문과 TV 모두 꼼짝달싹 못하고 로빈 로버츠의 인터뷰를 인용하여 보도하는 수 밖에 없었다.언론사마다 아우성이 났으며 백악관 기자들도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의 인터뷰는 로빈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백악관측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굿모닝 아메리가 프로에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넌지시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바는 왜 로빈에게만 특종을 주었을까.

원래 동성결혼 찬성은 곧 다가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가 선언하려고 했던 모양이다.그런데 최근 공화당의 미트 롬니후보가 고교시절 게이 급우를 괴롭힌 사실을 워싱턴 포스트지가 보도했고 이어 지난 일요일 NBC-TV의 좌담회에 나온 바이든부통령이 게이문제에 답변하다가 “동성커플의 결혼에 나는 찬성한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밝힌 것이다. 더구나 바이든은 동성결혼을 강력히 반대하는 가톨릭교의 신자다.

백악관은 당황했다.대통령이 계획하고 있는 중대선언을 부통령이 김을 뺀 것이다.그렇다고 동성결혼 찬성을 대통령메시지로 발표하기에는 어색하고 거창하게 기자회견할 수도 없어 자연스럽게 인터뷰에서 흘러나오는 형식을 취하기 위해 ABC-TV의 로빈 로버츠를 택한 것이다.

로빈은 흑인인데다 미셸 오바마와도 가깝고 스포츠기자 출신이기 때문에 스포츠광인 오바마와 가장 가까운 언론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의 동성커플 결혼찬성은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고 공화당의 롬니를 못마땅해하는 극우세력의 결집을 초래할 것이다.

기독교계의 반발은 오바마와 롬니의 대결이 백중세를 이루는 주에서는 오바마에게 결정적인 타격이 될수도 있다. 분위기 파악에 귀신이라는 오바마가 이것을 몰랐을까. 오바마는 선거잇슈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의도적으로 동성결혼 문제를 쟁점으로 떠올린것 같다.

“당신 4년동안 뭐했지”가 선거잇슈로 등장하면 ‘Yes, We Can'을 선거구호로 내세웠던 오바마로서는 경제가 나빠 할 말이 없어진다. 그러나 ’동성결혼 찬성이냐, 반대냐‘를 잇슈화 시켜 유권자의 관심을 돌리면 젊은층의 지지를 다시한번 끌어낼수 있고 자신의 이미지도 ’소신과 박력이 있는 리더‘로 새겨질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사회의 흐름이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 롬니는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 머물러 있도록 하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철/미주한국일보 고문/전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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