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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수사-진보당 압수'분권적 개헌'사전정비용?

권력 부스러기를 나눠 먹으려는 정치인 뒤에 거대 자본이 웃고 있다

황장수 칼럼 | 기사입력 2012/05/21 [16:38]

친노수사-진보당 압수'분권적 개헌'사전정비용?

권력 부스러기를 나눠 먹으려는 정치인 뒤에 거대 자본이 웃고 있다

황장수 칼럼 | 입력 : 2012/05/21 [16:38]
▲ 검찰애 출두하고 있는 노건평씨
1. 주말을 거치면서 정치권에 몇 가지 수상스러운 일들이 일어났다.

지난 토요일 주요 조간은 노건평씨 수사과정에서 주변 친노 인물들에 300억대의 수상한 자금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또 오늘 아침 급작스런 통합진보당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압수수색의 사유는 우파단체의 고발이다)

여기에다 솔로몬, 미래, 한국저축은행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되며 사주들의 불법대출, 비자금 등의 출처와 용도에 대한 수사가 급 진행되고 있다.이번 저축은행 사주는 측근에서 구 야권 인사와의 관계가 매우 밀접한 인물들이 걸려들고 있다.

이 모든 사안들이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최근 친이 핵심들과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권적 개헌론』과 연결되어 있다.(물론 나는 불법 정치자금이나 진보당 선거부정은 있는 그대로 규명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2. 지난주 임태희, 이재오, 정몽준 등 친이 핵심들이 모두 일제히 나서 다시 분권적 개헌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14일 임태희 전 실장은 『87년 헌법이 지금까지 오고 있는데 그간, 상황변화를 감안해 시대에 맞게 고칠 때가 되었다』고 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18일 대구에서 『절대권력에 의한 역대 대통령의 불명예스런 사례』를 지적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 국내정치는 국회서 뽑은 총리가 맡는 형식이며 국무위원은 국회 구성비율에 따라 임명하는 권력 분산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개헌 플랜을 말했다.

야권 인사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18일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권연대에 어둠이 깔리고 있다』며 최근 정치권에 일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원 집정부제 분권형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대통령 중심제를 선호하는 DJ와 여야 핵심 인사들이 나서 분권적 개헌에 불을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3. 도대체 왜 여야 핵심들이 MB 임기 내 불가능한 『분권적 개헌』을 다시 들고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 땐 굴뚝에는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다.지난 주 이재오 의원은 새누리당 대선 경선 인정과 관련해 『야당이 10월에 한다는데 우리가 먼저 할 이유가 없다』며 『10월 초로 경선 날짜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오 의원은 『완전 국민경선 거부 땐 중대사태』가 일어난다고 말했다.명분 축적용 시비가 진행되고 있다. 절대 경선에 참여해 손들어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6월 대선 본격행보 설』이 나돌고 있는 안철수 원장은 19대 국회 개원날인 5월 30일 고향 부산대에서 특강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이 자리에서 『대선출마 의지를 밝히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난무케 하고 있다.

그는 이미 2학기 강의 신청을 하지 않아 6월부터 본격 대선행보 추측이 거세어지고 있는데 또 다른 안의 측근은 조기 대선 행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이를 차단하고 있다.

나는 이재오의 10월 경선 주장과 안 측근의 조기 대선 행보불가가 서로 맞물리는 점을 주목한다.안철수 원장은 여야에서 일정한 세력들이 자기 주변에 모여들 때까지 상당 기간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안 원장 주변에 야권과 여권 일각이 강고한 지지 세력으로 구축되어야 정치신인인 그는 검증에서 버틸 수 있고 대선까지 완주가 가능하다.

정치만큼, 단련된 경험과 노하우가 불필요한 듯 보이면서도 결정적으로 중요한 분야는 없을 것이다.
또 세력이 바로 모든 공격, 검증, 의혹에서 견딜 수 있는 바리케이드인 것이다.

MB가 2007년 대선에서 여러 의혹에도 끝끝내 꿋꿋이 버텨 대통령에 골인한 것도 한나라라는 세력을 업었기 때문이다.

안은 주변에 지금까지는 거의 세력이 없다. 원외, 정치 미경험 인사의 가세는 정책 자문은 되지만 대선 행보에서는 사실상 무의미하다.

97년 이인제와 2002년 MJ, 2007년 문국현의 결과적 차이는 기성 정치권 세력의 존재 여부이다(당시 이인제 국민신당에는 다수 동반 탈당 의원이 있었고 그 결과 492만 표를 얻었다)

4. 안철수 원장이 주변에 기성 정치권의 세를 모으기 위해서는 적절한 명분이 필요하다.

지금 정치권은 새누리 박근혜 전 대표 독주가 진행되고 있다. 총선 전만 해도 연말 대선 승리가 유력하게 점쳐지던 야권은 강력한 야권주자와 리더십의 부재로 무너져 가고 있다.

또 post 3김 이후 박근혜만 빠지면 여야 모두 고만고만한 수준의 대권주자들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MB 측근과 친이는 퇴임 후의 뒷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근혜의 당선은 강력한 리더십으로의 복귀이고 이럴 경우 퇴임 후의 여러 가지 고민이 심각해진다.노통의 자살로 친노세력의 집권 또한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야권 또한 고민이 깊다. 총선 이후 야권 1위 친노 문재인도 무너지고 있다. 나머지 야권 주자들은 미미한 수준의 지지에 불과하다. 또 야권 연대의 한 축이던 통합진보당은 선거부정과 종북문제로 이제 연대의 축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스러운 존재로 다가왔다.

이 참에 비례대표 선거부정 확산과 그에 따른 국민적 비판에 따른 진보당 지지도 추락은 자연스레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무작정 버티는 진보당 당권파는 헤어지려는 민주당 측과 압수수색을 통해 기름을 붓는 현정권에 명분을 주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안철수를 중심에 둔 야권 연합은 매우 관심거리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한국에서의 대통령 지위는 제왕적 권력이다.문재인 말대로 대통령, 총리 역할 분담해 설사 공동정부를 구성한다 해도 DJP 연합이나 노통, MJ 단일화처럼 붕괴될 것은 시간문제이다(노통-MJ 연대는 당선도 되기 전에 무너졌다)

친노 스스로 당선 이후 열린우리당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동교동과 헤어져 세력화한 경험이 있다.정치권에서 갈라먹기 약속 합의를 설사 서류로 공증을 해도 소용없다(YS가 3당 합당 때 이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사례가 있다)친노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권력의 속성은 나눠먹기가 힘든 것이다.

따라서 이때 등장한 것이 『분권적 개헌』을 통한 정파 별 갈라먹기 합의이다.나 혼자 다 먹을 형편은 안되고 권력을 놓치면 멸문지화 되거나 뒤가 두려운 일들이 많거나 5년간 다시 기다려야 되니 차라리 사이 좋게 골고루 나눠먹는 것이다.

특히 야권은 지지도 낮은 대권주자 몇몇 빼놓고는 『집권의 달콤한 추억』을 잊지 못하며 자신이 king 메이커는 될지라도 킹은 도저히 불가능한 중진 정치인이 많다.이들이 안철수를 내세워 간판으로 세우고 정권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안철수가 당선 이후 전리품 나눠먹기 약속을 지킬지도 의문이다.

또 여권 핵심이 안에 대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큰 걱정이다.어차피 미래가 없는 친이 핵심과 야권 내 다수가 안을 내세우되 『분권적 개헌』을 집권 이후 곧바로 진행하는 형태에 대한 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미 MB 정권들이 친이 핵심과 야권 일각이 지속적으로 통로를 가지고 의논해 온 문제이다.그러나 정치 상황의 변화에 따라 쑥 들어갔다가(야권이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 들어간다) 총선 패배 후 박근혜의 독주가 시작되니 다시 등장한 것이다.이번의 재등장은 안철수가 중심에 있다는 것이 매우 구체적이다.

5. 친노 비자금 수사와 진보당 압수수색은 이러한 『분권적 개헌에 대한 사전 정리용』 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국에서 열렬한 수십만 지지자를 갖고 있는 특수한 두 집단이 친노, 진보당이다. 따라서 이 양 축이 분권적 개헌을 위한 정치권 새판짜기에 적극 반대하거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MB에 대한 극렬한 반대계층 또한 이 두 집단이다.이 두 집단이 약화되면 남은 야당의 축은 자연스레 안철수 중심의 분권적 개헌세력에 가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친박과 박근혜는 어떻게 되는가? 최근 친이 대권주자 이재오, 임태희, 정몽준, 김문수의 발언을 보면 이들이 박근혜에 대해 공격하는 강도를 보면 뭔가 준비를 단단히 해놓지 않고는 불가능한 듯한 배경이 보인다.

특히 친박사무총장이 임명되는 와중에 완전 국민경선을 주장하고 경선일정을 늦추자고 주장하는 것은 실제 관철용 보다 시비를 걸기 위한 명분 축적용일 것이다.새누리와 박근혜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자신들 아닌가?

친노→진보당→친박 수순으로 뭔가 진행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것도 모르고 친박은 친노-진보당 때리기에 신이 나 가세하고 있다.

최근 친노 수사 또한 이미 총선 전에 내가 예견한 바 아닌가? 일부 친노의 맹목적 충성이 판을 읽지 못하고 도리어 그르치고 있고, 진보당 당권파는 완벽히 함정에 걸려들었다.

혹자들은 임기 말 각종 의혹에 뒤덮인 MB가 과연 이런 일을 벌인 힘이 있는가? 하고 의문을 표시하며 나의 말을 『지나친 음모론』이라고 평가절하한다.

6. 나는 기존 정치권 여야 통틀어 내공과 담력, 디테일, 추진력이 MB에 필적하는 인물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고 본다.

내공이 대단했던 YS, DJ, 노통 심지어 전두환 조차도 임기 말 『멘탈붕괴』를 피해가지 못했다.대통령직을 최고 목표로 하여 살아왔던 역대 한국대통령들은 그 목적이 성취되고 임기가 끝나가고, 각종 권력비리 의혹이 등장하며 가족이 구속되면, 정신적으로 허탈감에 빠져 목표를 상실한 채 공히 『멘탈붕괴』를 경험했다.

더 이상 성취할 목표가 없어지고 골치 아픈 하산 길만 남아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던 것이다.그래서 순진한 노통은 이 고통 때문에 조기 퇴임을 시사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MB는 앞선 이들과 달리 대통령 퇴임이 제2의 출발로 생각할 정도로 실용적인 인물이다.그는 퇴임 후 해야 할 여러 일들로 그의 설계도가 빼곡히 차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그는 끝까지 촘촘히 자기의 그물망을 짜고 있는 것이다.

나는 최근 여러 미디어에 나와 한국정치를 언급하는 여러 정치 평론가들이나 여론조사 관계자, 학계 교수 등을 보면서 한심한 생각이 든다. 누구도 이런 말들은 하지 않는다.나는 이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으며 직무유기고 모른다면 자격미달이다. 아마 이런저런 이해관계 때문에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혹자는 친노수사가 『파이시티 사건』 덮기 용이라고 한다.그러나 나는 친노수사 또한 총선 뒤 정해진 수순에 따른 계획적인 지뢰제거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연히 터진 파이시티이고 이에 끼어 맞춘 친노수사라는 관점이 애초 상상력 부족이라 지적하고 싶다. 멘토인 최시중과 왼팔인 박영준이 끽소리 못하고 순순히 들어가는 꼴 봐라.최근 야권의 침묵과 무기력함이 그냥 나올 것이 아니다.

MB가 돋보이는 것은 이만큼 한국 정치권의 수준이 post 3김 이후 하향 편준화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내가 알기로는 우연히 발생하는 모든 일은 없고 제대로 뭘 좀 아는 권력자는 모든 것을 계획하려 한다.

7. 나는 한국 사회의 역대 대통령제의 폐해가 너무 심해 권력 분산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소수 여야 정치인이 서로 담합해 나눠 해먹자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한국에서 재벌과 그에 유착된 정치, 사법, 권력의 독점이 심화되어 『승자독식사회』로 가는 마당에, 이에 대한 견제장치 없는 분권적 개헌은 위험하다. 도덕성을 상실한 자본권력이 의회, 사법, 언론 권력을 마음대로 배후에서 조종하는 『슈퍼자본주의』나 『기업형 국가(corporatism)』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

대공황을 방불케 하며 그 후유증을 전세계에 남기고 있는 2008년 금융위기 또한 그 본질이 규제감독에서 고삐가 풀린 금융, 다국적 자본에 의해 전횡되고 조종을 받는 『정치의 취약성』 때문이라 본다.
신 자유주의의 본질은 『자본의 정치에의 우위나 지배』이다.따라서 지자체, 세제, 예산, 규제, 감독, 사법 체계에 대한 개혁이 맞물리기 전에 『분권적 개헌』만이 따로 추진되는 것은 거대 자본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일에 불과하다.

한국 영화 『모비딕』을 보면 『정부 위의 또 다른 정부』에서 모든 사건과 이슈들 조작하는 내용이 나온다(나는 이 영화가 세간의 평과는 다른 근래의 걸작이라 생각한다)

『분권적 개헌』은 이런 『정치, 언론, 사법, 체계에 대한 자본의 지배를 가속화』 시키기 위해 모처럼 복지, 경제민주화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가는 한국사회의 흐름을 필연적으로 붕괴시킬 것이다.

취약하고 분산된 권력 위에서 행정부, 의회, 사법, 언론을 각개 격파하고 분리 분산시켜 궁극적 지배를 영속화 할 자는 누구인지 깨달아야 한다.

한국 같은 승자독식 사회에서 의료보험 연금, 기초생활 수급, 장애인 지원 보육육아 지원 등이 이 만큼이나 된 것도 강력한 지도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개혁과 비리는 강력한 리더십 이라는 동전의 양면이다. 세계에서 한국 의료보험 체계만큼 잘 돌아 가는 나라가 별로 없다)

의회, 행정부, 통일, 외교, 안보, 경제가 각기 분리된 다당제 하의 허약한 행정부는 재벌과 다국적 기업이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먹잇감이다(물론 나도 비리를 보며 화가 날 때 차라리 권력분산형 제도가 낫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일시적 화풀이 용이다)

최근 총선 후 여야에서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소리가 쑥 들어간 것을 보라.정치권이 거대하고 고상한 『경제정의,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같은 당론을 외치는 것은 표 때문이지 결코 시대 정신과 요구에 따른 국민의 이해 충족을 위해서가 아니다.

진보당을 보라. 당권파가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나? 『주사, 종북』 대의를 위해서? 나는 오직 뺏지 자리 때문에 버티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머지는 모두 명분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 여야 정치권 물 밑에서 거론되고, 담합되는 『분권적 개헌』과 시시껄렁한 『그 명분들』 뒤에 누가 웃고 있는지 우리는 지켜봐야 한다.권력 부스러기를 나눠 먹으려는 정치인 뒤에 거대 자본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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