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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조종 이회창+비박계 신당 시간문제?

야당에게 권력을 넘겨줄지언정 절대 박근혜는 안된다 생각하는MB

고하승 칼럼 | 기사입력 2012/05/21 [20:33]

MB조종 이회창+비박계 신당 시간문제?

야당에게 권력을 넘겨줄지언정 절대 박근혜는 안된다 생각하는MB

고하승 칼럼 | 입력 : 2012/05/21 [20:33]
▲ 박근혜에 대항하는 비박계 잠룡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탈당소식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좀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느낌이다.

사실상 그의 탈당은 자의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당을 장악한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에 등 떠밀려 내쫓긴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실제 4.11 총선 이후 당이 사실상 ‘이인제당’으로 변화해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린 점이 탈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일 이인제 비대위원장이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이회창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이인제 위원장을 이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극히 희박하다.

더구나 이 전 대표가 ‘이인제 당권-이회창 대권’을 이 위원장에게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마당이다.

이는 이인제 위원장 역시 이회창 전 대표처럼 대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 위원장은 이미 이신범, 이원복 전 의원 등 지난 4.11 총선 후 해산된 ‘국민생각’ 출신 32명 등을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선 상태다. 이를 통해 이 위원장은 자신이 ‘제 3의 대권주자’가 되어 보겠다는 속내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회창 전 대표는 자신의 못 다 이룬 꿈, 즉 대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 탈당을 결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전 대표는 대선의 꿈을 버리진 않았다”며 “당이 이 전 대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나온 것이고 당을 새로 만들 수도 있다”고 신당 창당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른 정치 평론가들도 대부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전 대표가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할 여력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대선 후보로서 두 차례나 대세론을 형성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는 분명 누군가와 손을 잡고 신당을 창당하려 할 것인데, 그 대상이 누구일까?

이미 국민생각 소속 인사들 상당수가 이인제 위원장과 손을 잡은 상황에서 그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상대는 극히 제한 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권 일각에선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에 맞서는 비박(非朴)계 주자들과 손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주자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한 이재오 의원이 지난 1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이 거부될 경우 “중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른바 ‘MB맨’들이 잇따라 경선출마를 선언한 배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4ㆍ11 총선이 사실상 박근혜 위원장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대선 출마에 소극적이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느닷없이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것 역시 MB측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여권의 유력한 '킹 메이커'로 점쳐지던 이재오 의원이 갑자기 '킹'을 자처하고 나온 것도 이 같은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당선자 비서실장을 지냈고 현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을 지낸 대표적인 'MB맨'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의 대선 경선 출마는 결정적으로 'MB 배후설'을 촉발시키고 말았다.

이들은 모두 당내 경선에서 변칙적인 방식인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원칙을 중시하는 박근혜 위원장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다.

그래서 이들은 이를 명분으로 탈당을 선언하고, 이회창 전 대표와 함께 신당을 창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배후에는 야당에게 권력을 넘겨줄지언정 절대로 박근혜 위원장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MB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박 위원장은 오는 12월 대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 연대세력과의 싸움은 물론, 심술궂은 이회창과 비박계 연대세력과의 싸움도 함께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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