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주먹 먼저 난장판,한국불교 호국정신 욕되게 말라

조계종 총무원장사퇴-비대위구성으로 사태 수습하라

윤소암 칼럼 | 기사입력 2012/05/25 [08:26]

주먹 먼저 난장판,한국불교 호국정신 욕되게 말라

조계종 총무원장사퇴-비대위구성으로 사태 수습하라

윤소암 칼럼 | 입력 : 2012/05/25 [08:26]

조계종의 멸빈승려출신 성호당에 의한 도박승려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성호당은 몇 해 전 조계종의 호법부 출신으로 전북의 사찰 금당사주지를 지냈으나 주지해임에 감정을 품고 작년 한해 조계사와 국회 방송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과 자승 총무원장, 명진 전 봉은사주지를 고발해서 인터넷언론과 불교 언론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물이다.

금년 4월 장성 백양사 방장 수산 대종사의 49제때 고위직 승려 8명이 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였다. 누가 설치했는지 모르는 몰래카메라 동영상을 성호당이 입수해서 불교인터넷에 보도된 것이 결국 전국의 언론과 각종인터넷 언론 등에 확산됨으로써 일파만파로 번져 결국 4.8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국민적인 조롱꺼리가 되고 있다.

도박 당사자인 고위직 승려가 사표를 내고 총무원이 사과와 참회성명을 발표했지만 누그러들지 않는 것은 도박사건이 자승 총무원장과 진보성향의 명진스님에게 불똥이 튀면서 지방에서 중앙으로 확대되고 전 국민의 관심사(?)로 연일 보도되어 마치 중계방송이나 연재소설을 보는 느낌이다.

매일 신문과 방송을 통해 조계종의 불미스러운 일부 승려들의 일탈을 폭로하는 성호당도 문제의 인물이긴 하지만 종단과 사건 당사자들의 대응방법도 치졸하기는 마찬가지다. 방송에 나와 해명을 하는 조계종 감찰 책임자의 말이 “도박은 놀이문화이고 치매예방에 좋다거나 액수가 기백만 원밖에 안 되는 작은 액수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등”의 국민들의 수준을 얕보는 듯한 오만한 발언이 빈축을 샀다.

1년 넘게 진행된 성호당의 폭로전을 종단과 당사자들이 왜 모르쇠로 함구하고 방치했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 중징계감이라 하더라도 승려박탈의 멸빈이 아닌 제적정도로 낮추고 복권될 때까지 생활비를 보조해주었더라면 폭로자가 이판사판 극단적인 행동을 했을까 싶다.

조계종의 고질병은 도박사건에 보듯이 주지 종회의원 중앙고위직승려들이 재정을 독점하는 구조(상대적으로 직책이 없는 일반 승려들은 고정보시가 전혀 없는 제로상태의 극빈자이다.)와 승려간 알력이 생기면 폭력을 통해 해결하려는 못된 병폐가 남아있다.

자비문중의 화합보다. 주먹이 먼저인 조계종

필자도 80년대 지방의 작은 암자에서 수년간 주지를 맡았다. 온갖 고생 끝에 암자를 반듯하게 만들었으나 5공과 결탁한 당시의 실력자 승려들이 비위를 거스르게 했다는 이유로 내용적으로 공찰이 아닌 개인설립사찰을 강제로 빼앗고 공직을 박탈했다. 지방과 중앙의 폭력전문 승려와 전두환 독재 권력을 총동원해서 말이다. 그는 예전 언론의 화제에 오른 80년대 승려 억대도박의 원조이기도 하다.

성호당과 반대로 필자는 그길로 부산에서 조계종 개혁과 민주화 운동으로 자신의 피해를 참고 승화(?)시켰다. 그 뒤 복권되었으나 솔직히 현재까지 일부 조계종 지도자급 승려들을 보면 한심스럽다.

승려이전 인격을 갖추고 종교인의 본분을 지켜야하나 학문과 수행이 미숙한 사람들이 문중과 종단정치에 편승해서 마치 세속정치인이나 부패한 관료들과 닮은 행위를 보면서 여태까지 조계종 공직을 맡은 적이 없다. 밥값을 못하고 신도들과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승복조차도 잘 입지 않는다.

몇 해 전에는 평생 몸담아오던 공식 승려도 버리고 비공식 은퇴승려로 자족한다. 자유로운 입장이나 아직도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온갖 추문에 휩싸인 자승총무원장과 도박승려들은 일체공직에서 사퇴하고 향후 몇 년간 선원 수행이나 불교복지기관에서 봉사정진을 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나 종단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불교신앙에 환멸을 느끼는 너무도 선량한 불교신도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종정 방장 원로위원들이 경책하고 개혁할 일

92년 종단 사태때 도입한 선거제도와 30년이 넘은 총무원장 중심제는 실패했다. 이제 시대에 맞는 제도개혁을 통해 법제도와 사람을 바꾸어야 한다. 30년이 훨씬 넘은 총무원장 중심제는 총무원장 1인이 종단권력을 전횡하는 것으로 수행과 학덕이 검증 안 된 승려들이 차지하면서 이른바 파벌정치와 나누워먹기로 전락했다. 한국불교종단의 최고지도자이며 조계종의 표상인 종정이 종권을 회복해서 종단의 권위와 승려들의 계율 질서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할 때이다.

물론 고령의 종정이 종무를 직접 관장할 수 없으므로 임기를 보장하는 총무원장을 임명한다. 단, 총무원장을 해임할 때는 원로회의 및 전국 본사주지회의의 동의를 구한다. 세칭 정치승려양산기구로 악명이 높은 중앙종회는 본사교구종회로 이관하며 본사주지 본사종회의원은 선거로 중앙고위직은 전부 추대로 하는 것이 맞다. 개인사찰은 적용할 수 없으나 공사찰의 재정은 전문가들이 전담하고 본말사주지는 일정액의 보수제와 판공비만을 제공받고 공금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으나 관리를 위한 결재만 한다.

직책과 소임이 없는 일반승려도 일정액을 나이 승랍에 맞춰 생활비를 지급받는다. 승려들의 인사 징계권은 본사가 갖고 본사주지 본사종회의원 중앙고위직승려는 중앙종단이 맡는다. 지금처럼 지방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전부 중앙에서 책임지다보면 종단이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고 승려들이 모두 범법자와 부도덕한 집단처럼 비친다.

중앙종단의 권위는 살리고 지방의 권한을 대폭 늘리되 책임을 엄정하게 묻고 승려와 신도들이 다 같이 문제점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시스템이 되어야한다. 그리고 본사주지와 중요관광사찰주지는 두 번 이상 연임을 못하게 하며 특정문중 파벌이 계속 사유화할 수 없도록 순환인사를 해야 한다. 현재의 조계종단은 사실상 성호당의 폭로는 아무것도 아닌,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개인사찰을 평생 소유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장되는 것이지만 종단공립사찰을 3.4십년간, 또는 평생 동안 이름만 바꾸는 편법으로 사유화하는 승려들이 수두룩하다. 법정임기가 4년인데도 말이다. 이들은 정권이 수없이 바뀌고 강산이 바뀌어도 오불관언이다. 수십 수백억이상을 소유하고 비리를 가지고 있다 보니 종단이 아닌 정부권력 사법기관을 늘 경계하고 두려워한다.

성호당이 종단 내 사법기관에 제소해봐야 별무효과인것은 그런 이치다. 같은 편끼리 주고받고 파벌과 인맥이 서로 봐주는데 호법이고 호계고 이루어지겠는가. 그래서 힘이 강한 승려는 종단 내 사법기관과 타협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약자인 승려는 정부기관에 제소하게 되는 것이다.

조계종은 더 이상 양두구육의 자세를 버리고 수십 년 공찰주지와 공직을 맡은 사람은 사퇴해서 여생을 잘 보내기를 바란다. 탐욕은 승속이 같아서 끝이 없다. 모름지기 돈과 권세의 탐욕이야 말로 승려나 신부 목사를 비롯 모든 인간이 빠지기 쉬운 타락의 함정이다.

역대 정권과 현 정권에서 똑똑히 보고 있지 않는가. 정치와 종교가 모두 병들고 타락한다면 나라가 망하고 국민들은 설 땅이 없다 하루속히 2000년의 가야불교이후 기나긴 역사동안 나라와 국민을 지켜온 정신문화의 버팀목 한국불교가 구태를 벗고 쇄신개혁에 앞장서야한다.

<윤소암/시인. 은퇴승려, 한국불교역사문제 연구소장. 칼럼니스트>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