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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부활 ‘건국전쟁’

이득신 작가 | 기사입력 2024/02/15 [00:02]

이승만의 부활 ‘건국전쟁’

이득신 작가 | 입력 : 2024/02/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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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SNS갈무리  © 서울의소리

 




필리핀의 마르코스 정권은 부정부패로 인한 필리핀 혁명으로 국민들에 의해 쫓겨났다. 그러나 그들은 처벌받지 않고 하와이로 망명을 갔기 때문에 미국의 도움에 의해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필리핀의 대통령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었다. 처벌받지 않고 쫓겨난 권력자가 부활하는 방식이다. 

 

전두환은 12.12와 5.18등 다단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다. 결국 나중에 사형선고를 받지만 그는 사면으로 감옥에서 풀려났다. 이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은 철저히 유린당했으며, 지만원 같은 자에 의해 광주는 북한군 침투설이 확산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명박과 박근혜도 역시 국정농단 등의 죄목으로 법의 심판대에 선후 감옥으로 향했지만 사면되었다.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직을 2번이나 맡았다가 2번 모두 쫒겨났던 인물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가 탄핵 당했고, 해방 후에도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가 4.19 시민혁명으로 사퇴해서 미국 망명을 떠났다. 필리핀의 마르코스가 부활했던 것처럼 처벌받지 않은 이승만이 부활을 서두르고 있다. 그는 독립운동을 내세워 미국 땅에서 호위호식하며 지냈고 끊임없이 독립운동 진영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다. 4.19 당시 이승만은 탄핵당한 후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 백수십명을 살상한 죄로 처벌받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는 사형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그가 대통령직에 있던 기간 중 자행되었던 수십만에 이르는 양민 학살과 헌정유린, 반민특위 무력화, 독재, 부정부패 등도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죄과다. 이승만이 사형 당했어야만 하는 이유들이다. 이런 중대한 과오 때문에 역대 어느 정권도 이승만에 대한 기념사업을 입에 담지 않았다. 다만, 민간단체 수준에서 이승만 전기를 발간하거나 조선일보가 떠들썩한 이벤트를 열었을 뿐이다.

 

이승만을 건국대통령 운운하며 기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남북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마다 높아졌다. 이승만은 우리 사회의 수구반공 반민족냉전 세력의 깃발 같은 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정부 최초로 윤석열 정권에서 이승만 기념사업을 공론화하고 수백억원의 보훈부 예산까지 책정하여 기념관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 급기야 윤석열 정권은 이승만을 2024.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윤석열이 거의 모든 면에서 천박하고 바르지 못한 자이면서, 특히 그의 역사인식은 명백하게 반민족적 반국가적이다. 그것이 대통령의 역사인식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개탄스럽기만 하다.

 

최근 이승만의 전기 영화 ‘건국전쟁’이 다큐멘타리 영화로 개봉했다. 설 명절 기간 동안 누적 2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의 다큐 영화를 제작한 자들은 역시 뉴라이트의 역사인식이 그대로 머릿속에 들어온 자들일 것이다. 이런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고 관람하는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국가 예산을 투입해 이승만을 부활을 도모하고 민간을 부추겨 이승만을 칭송하는 영화를 만드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하루 속히 윤석열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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