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출마자들과 당직자들에겐 “오만하지 말라고 당부해 놓고 자신은 인천 계양을에 가서 원희룡을 응원하며 기자들에게 ”우리가 이길 것 같지 않아요?“ 하고 말해 비웃음을 사고 있다. 하긴 한동훈의 앞뒤 안 맞은 말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한동훈은 TV조선에서 시사탱크를 진행한 바 있는 장성민이 “우리가 151석 민주당이 110석 얻을 것 같다”하고 말하자, 즉각 “오만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다른 사람들에겐 오만하게 굴지 말라고 해놓고 정작 자신은 우리가 이길 것 같지 않아요, 하고 말했으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한동훈이 이처럼 오만을 부린 이유는, 국힘당 공천이 민주당보다 순조롭게 끝난 것에 대한 자부심에서 연유한 것 같다. 그러나 최근 보수 신문들도 국힘당의 ’무소음 공천‘을 걱정하고 나섰다. 국힘당은 현역 컷오프가 거의 없고 3선 이상 교체도 거의 없었으며, 무엇보다 ’친윤라인‘이 대거 공천되었다. 오죽했으면 조중동도 이를 질타했겠는가. 무난한 공천은 무난하게 진다.
문제는 파탄 난 경제
선거 때마다 이런저런 공천 잡음이 안 났을 때가 있었는가마는, 선거를 좌우할 변수는 역시 경제다. 국민들은 지난 시간 동안 정부가 한 일에 대해 평가를 한 후 투표하게 되어 있다. 보수, 진보로 갈라진 양진영은 자신이 지지하는 당 후보를 찍지만, 30%에 가까운 스윙보터 층은 다르다.
스윙보터층 즉 무당층은 투표를 하는 기준으로 가장 먼저 경제를 둔다. 이것은 역대 모든 선거에서 적용된 불문율이다. 다른 것이 아무리 좋아도 경제가 나빠지면 집권여당은 선거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 선거는 양진영이 아니라 무당층이나 중도층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와르르 무너진 경제 지표
윤석열 정권 들어 모든 경제 지표가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 때 일인당 개인소득이 35,000불까지 올라갔는데 윤석열 정권 들어 오히려 32,000불까지 떨어졌다. 월급은 안 오르고 물가만 올라 실질소득이 줄어 국민 대다수가 지갑을 닫았다. 그 바람에 내수도 침체되어 지난해 세수 손실이 54조나 났다.
수출도 감소해 무역수지 적자가 작년 한 해만 578만 달러가 났다. 578만 달러면 한화로 75조가 넘은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 돈이면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를 해결하고도 남는다. 윤석열 정권은 이것에 대해 국외 정세를 들었지만 미국과 일본은 오히려 수출이 늘었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대중국 수출 감소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중국 시대는 갔다”며 중국을 무시하더니 대중국 수출이 20%나 감소하고, 반도체 수출은 40% 가량 감소했다. 그 바람에 삼성전자마저 흔들려 몇몇 부서를 구조조정한 바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대가 가고, 비메모리 시대가 도래했지만 삼성전자는 그 분야 1위를 대만에 빼앗겼다. 현대자동차는 러시아에서 이미 철수하였다. 외교가 오히려 경제를 망친 것이다.
빈사 상태의 내수, 건설사 부도 직전
돈이 말라 내수도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소매 판매를 비롯한 민간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건설까지 내수 시장을 반영하는 지표들에 일제히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소매 판매는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지난해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건설 수주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8년(-0.6%)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감소폭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당시인 지난 1998년(-42.1%) 이후 25년 만의 최대폭이다.
SBS 모기업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10여 개의 대형 건설사가 현재 부도 대기 중이다. 1100조가 넘은 가계대출은 부실이 많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특히 제2금융권은 연체율이 높아 위기다.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내수 부진은 두드러진다. 작년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주요 7개국'(G7) 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월급은 안 오르고 물가만 천정부지로 오르니 국민들이 그나마 있는 지갑도 닫은 것이다. 사과 한 알에 1만원이 가도 윤석열 정권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
2024년도 소비 전망 어두워
작년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13년(-3.1%) 이후 20년 만에 '마이너스'다. 19년 만에 2년 연속으로 3~5%를 웃도는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면서 상품 소비가 위축되었다.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작년 4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기간 줄어든 것이다. 작년 설비투자도 1년 전보다 5.4% 감소했다. 2019년 1∼11월(-7.2%) 이후 4년 만의 감소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국내 민간소비 침체는 심한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한국의 민간소비는 1년 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선진국 모임인 G7(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탈리아·캐나다)의 같은 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1.2%로, 한국의 6배에 달한다.
경제 살릴 생각은 없고 야당만 저주하는 한동훈
이처럼 경제가 엉망인데도 한동훈은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에 대한 생각은 말하지 않고, 주구장창 민주당만 씹어대자 민주당이 한동훈에 대해 "야당에 대한 저주가 하는 일의 전부냐. 여당 비대위원장 역할이 그렇게 한가하냐. 내용도 스토킹 수준의 깎아내리기와 막말로 한심하다"고 성토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다 좋아도 경제가 안 좋으면 여당은 무조건 패배한다. 한동훈만 그걸 모르고 나댄다. 정치 초년병의 한계다. 총선에서 참패하면 그는 토사구팽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법정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정치도 어느 정도 그릇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깐족’대다간 한 방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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