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野 ˝해병대 사령관이 인정한 장관님 지시..수사외압이 격노했다던 VIP인가˝

김계환 "군인(박정훈)이 지시를 어긴 것은 처벌받아야..尹 격노한 사실 있나' 질문엔 "그런 사실 없다"
민주당 "'경찰로의 정상 이첩'을 막은 것이 결국 이종섭 전 장관의 지시"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2/05 [00:02]

野 ˝해병대 사령관이 인정한 장관님 지시..수사외압이 격노했다던 VIP인가˝

김계환 "군인(박정훈)이 지시를 어긴 것은 처벌받아야..尹 격노한 사실 있나' 질문엔 "그런 사실 없다"
민주당 "'경찰로의 정상 이첩'을 막은 것이 결국 이종섭 전 장관의 지시"

정현숙 | 입력 : 2024/02/05 [00:02]
본문이미지
 

 MBC 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가 없었다면 해당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국방부는 끝까지 수사외압을 부정할 셈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일 국회 서면브리핑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어제 박정훈 대령 재판에서 '장관님 지시가 없었으면 정상적으로 이첩했을 것'이라 시인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래도 수사외압이 없었나? 대체 무엇을 감추려고 하는가? 대통령실의 개입을 숨기려고 하는가? 대체 누구의 지시이기에 이렇게 철저히 숨기려고 하는가? 격노했다던 VIP인가?"라며 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해병대원이 무고하게 순직했는데 진상은 은폐되고 정직하게 수사를 하던 수사단장은 고초를 겪고 있다. 이게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던 정의이고, 법치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김계환 사령관이 ’순직해병 사건 이첩과 회수’, ‘박정훈 수사단장 해임’이 급박하게 진행되던 상황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과 두 차례에 걸쳐 10분 넘게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라며 "더욱이 이 통화기록은 지워진 채였다. 수사 외압의 증거를 은폐하려 한 명백한 정황이다. 김계환 사령관은 왜 두 차례의 통화를 한 번이라고 거짓말했고, 또 통화기록은 왜 지워졌는가?"라고 말다.

 

나아가 "이래도 수사외압이 없었나? 대체 무엇을 감추려고 하나? 대통령실의 개입을 숨기려고 하는가? 대체 누구의 지시이기에 이렇게 철저히 숨기려고 하는가? 격노했다던 VIP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7월 수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지난 1일 오전 용산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렸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이첩보류 지시가 없었다면 해당 사건기록을 정상적으로 경찰로 이첩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령 측 변호인은 '이종섭 장관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면, 사령관은 이첩을 막을 특별한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김 사령관은 "장관님 지시가 없었으면 정상적으로 이첩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이종섭 전 장관이 결재를 번복한 당일 박진희 당시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과 김계환 사령관이 여섯 차례 통화한 기록을 제시하며 "통화한 사실이 맞느냐"라고 묻자 김 사령관은 "답변을 거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 사령관이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의 군사보좌관이던 박진희 육군 준장과 나눈 메신저 내용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김 사령관은 박 전 보좌관에게 유족 여론 악화 가능성과 야당의 쟁점화 등을 이유로 수사결과의 경찰 이첩을 늦추기가 어렵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를 두고 변호인은 '이 메시지가 결국 사령관 생각 아니었느냐'는 질문을 했는데, 김 사령관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판단을 글자 하나도 안 바꾸고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며 "저한테 자꾸 저렇게 생각했냐고 묻는다면 답변 안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8월 2일 박정훈 전 단장의 부하와 통화하면서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단원들의 동요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라고 했다.

 

김 사령관은 대통령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재판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임성근 사단장 처벌 계획에 대해 격노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김 사령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답했다.

 

김 사령관은 "수사단을 신뢰했고, 이첩 전까지 수사를 위한 모든 권한과 여건을 보장했다"면서도 "수사 내용은 이첩보류 지시와는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라며 박 대령이 자신의 지시를 어기고 사건기록을 경찰로 이첩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사령관은 '박 대령의 처벌을 원하느냐'는 군판사의 질문에 "이첩 보류와 관련한 지시를 어긴 건 명확하다. 군인이 지시를 어긴 것은 어찌 됐든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의적인 법 해석과 본인이 옳다고 믿는 편향적 가치를 내세웠다"고 박 대령을 비난했다.

 

본문이미지
 


김 사령관이 법원을 나선 후 박정훈 대령은 "김 사령관과 같이 근무하면서 정말 부하를 위하고 해병대를 사랑하는 마음에 가슴 깊이 존경해왔고, 그리고 항상 충성으로 보답을 했었다"라면서 "(김 사령관이) 얼마나 고충이 심하실까 가슴이 너무 아프다. 사령관님에게 진심으로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앞서 재판 출석전 박 대령은 김계환 사령관이 오늘 재판의 첫 증인으로 출석하는 데 대해선 "그동안 어떤 어려움과 힘듦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해병대 사령관으로서 명예로운 선택을 하시길 바란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휴정 시간에 방청객 일각에서 김 사령관을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해병대 군복을 입은 한 방청객은 "사령관 당신이 해병대 정신을 말살하고 있다, 외압이 있었다고 말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