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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 ˝황상무, 회칼 테러 협박하고서 가증스럽게 농담?...즉각 해임하라˝

방송현업단체·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민언련 등도 공동성명 규탄
"5·18 북한 개입설 국론분열 발언..고 오홍근 기자와 5·18 유족에 석고대죄해야"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3/17 [00:03]

기자협회 ˝황상무, 회칼 테러 협박하고서 가증스럽게 농담?...즉각 해임하라˝

방송현업단체·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민언련 등도 공동성명 규탄
"5·18 북한 개입설 국론분열 발언..고 오홍근 기자와 5·18 유족에 석고대죄해야"

정현숙 | 입력 : 2024/03/1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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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90개 시민·언론·노동·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황 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사진/ 전국언론노조

KBS 앵커 출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방송사 출입기자 5명과의 식사 자리에서 1980년대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분야 현업 단체들이 일제히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는 15일 성명에서 "황상무 수석의 발언은 전후 사정을 볼 때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대언론 협박"이라며 "황 수석이 평생 군사독재에 맞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에 대한 만행을 태연하게 언급한 것은 언론의 비판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모든 기자를 표적으로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위협이나 마찬가지”라고 라고 비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지난 1988년 8월6일 군사정권 비판 칼럼을 쓴 오홍근 중앙경제신문(중앙일보 자매지) 사회부장이 출근길에 서울시 강남구 삼익아파트 대로변에서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에게 흉기로 허벅지를 찔리고 집단폭행당한 사건이다. 황 수석은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엔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기자협회는 “황 수석의 막말 행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라며 “5·18 민주항쟁과 관련해 북한 개입설에 사실상 무게를 싣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개탄스럽기 그지없으며 황 수석의 발언은 국민 소통에 나서야 할 임무를 방기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국론 분열 발언”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황 수석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 유가족과 5·18 민주항쟁 유가족을 향해 석고대죄 해야 한다”라며 “대통령실의 해임을 기다리지 말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동시에 (대통령실은) 이번 망언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에 나서기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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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영상 갈무리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도 공동 성명을 통해 “황 수석의 소위 농담이란 말의 얼개는 섬뜩하다. '내가 정보사 출신이라 아는데, 그때 함부로 펜대를 놀린 기자들은 정보사 군인들이 가만두지 않았다. 지금은 내가 대통령실 소속인데, 권력에 비판적인 논조를 계속했다가는 역시 다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부임을 추적 취재한 MBC 보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어제 마침 이번 일은 공수처와 야당, 좌파 언론의 정치 공작이란 대통령실의 시각이 있다는 보도마저 나온 상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현 정부들어 여권의 좌표찍기에 여러 번 시달려온 MBC 기자들에게는 고위 공직자의 이와 같은 언급은 권력의 '살기(殺氣)'로 전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사태가 한국의 언론 자유 수준을 국제사회에 드러내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 90개 시민·언론·노동·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황 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고 오홍근 기자의 동생 오형근(75)씨는 15일 '한겨레'를 통화에서 “언론인이라면 모두가 공분할 수밖에 없는 그 사건을 시민사회수석이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MBC 들으라며 공개 협박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라며 “가족회의 끝에 변호사와 협의를 거쳐 고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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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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