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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화가거(奇貨可居)-참으로 사둘만한 재화로다.

상업자본의 정치권력 장악의 역사적 사례

양산박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1/07/06 [20:53]

기화가거(奇貨可居)-참으로 사둘만한 재화로다.

상업자본의 정치권력 장악의 역사적 사례

양산박 논설위원 | 입력 : 2011/07/06 [20:53]

‘기화가거(奇貨可居)'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 여불위(呂不韋)는 중국역사 최초로 상업자본이 정치에 개입해서 권력을 장악하는데 성공한 사람이다. 조나라에 인질로 들어와 빈번히 벌어지는 진조(秦趙) 두 나라의 사이의 전쟁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처지의 진나라 왕손 이인의 곤궁한 처지에 편승하여 막대한 자금을 기반으로 정치공작을 행해 이인을 귀국시켜 태자의 적손으로 만들고 마침내 진왕의 자리에 올렸다.

즉 여불위는 자신의 상업자본을 과감히 투자하여 왕국 장사를 한 것이다. 상업자본이 정치에 개입하여 성공하게 되면 그 이익이 만 배가 되어 그 보다 도 좋은 장사거리가 없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도 뒤따른다. 여불위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진시황에 의해 파멸하고 그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했다.

돈을 버는 방법 중에 들어가는 밑전에 비해 가장 크게 남는 장사는 강도나 도둑질이다. 그러나 문제는 강도당하고 도둑질당하는 대상의 반격이 그만큼 격렬하다는 단점이 있어 위험이 그만큼 크다는 뜻도 된다. 그 다음은 만배의 이익을 남긴다는 정치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상업자본의 정치개입은 자신을 감시하는 관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 합법을 가장하여 강도와 도적질을 공공연히 행한다는 데 있다.

현대 한국의 가장 잘 나가는 삼성이라는 기업이 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떡값이라는 명목으로 관료들을 매수하여 주주들의 돈을 도적질하고 탈세를 밥 먹듯이 하고 그리고 합법을 가장하기도 귀찮은지 불법을 공공연히 저지르고도 전혀 거리낌 없이 당당하기만하다. 아마도 지금도 그 자신만만한 그 기업의 회장은 정치계의 기화가거를 찾기 위해 암중모색하고 투자할 대상을 열심히 찾고 있음에 틀림없다.

다음 대선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유신왕조의 공주가 다음 대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절대적이고 다음을 민주당 간판이 껄끄러운 손학규가 그 다음을 잇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대표라는 자가 공공연히 한나라당이 주구장창 떠들고 있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자신의 대북관을 피력하고 있다. 나는 일찍이 손학규를 반복하지만 민주당 간판이 불편한 민주당대표에 분당구민들의 투표성향이야 말로 손학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지역이라고 일찍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노무현과 이명박이 뭉게버린 디제이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넘어 남북이 평화공존의 마당을 끌어내어 이 나라를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세울 수 있는 정치인이 과연 출현할까 걱정되는 시점에서 음습한 상업자본의 사둘만한 정치인을 찾기 위해 암중모색하고 있을 삼성이 생각나서 기원전 3세기에 행했던 상업자본의 성공과 몰락의 이야기를 15회에 걸쳐 연재한다. .


1. 奇貨可居(기화가거)
- 참으로 진기한 재화라 사둘만한 진기한 재화로다! -

진나라 소양왕(昭襄王)의 왕손 이인(異人)은 진나라와 조나라가 민지(澠池)에서 한 회맹의 약속에 따라 조나라에 인질로 보내졌다. 그 이인이란 사람은 진나라 안국군(安國君)의 두 번째 아들이다. 안국군의 이름은 주(柱)고 자는 자혜(子傒)이며, 곧 소양왕의 태자였다. 안국군은 슬하에 20여 명의 아들을 두었으나 모두 후궁 소생이고 적자를 낳지 못했다.

안국군의 정비는 화양부인(華陽夫人)인데 초왕(楚王)의 딸이었다. 안국군이 화양부인을 매우 사랑했으나 그 사이에는 소생이 없었다. 한편 안국군의 서자 이인은 하희(夏姬)의 소생이다. 그녀는 안국군으로부터 총애를 받지 못하다가 일찍이 죽었기 때문에 그 소생 이인이 조나라에 인질로 보내졌다. 그래서 이인이 조나라에 들어와 인질 생활을 한 지가 오래 되었음에도 아무도 그의 안부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옛날 왕전(王翦)이 위제의 목을 얻기 위해 조나라의 경계를 침범하여 조나라의 성읍을 빼앗아 갔을 때 조왕이 노하여 진나라의 인질에게 화풀이를 하려고 그를 죽이려고 했다. 평원군 조승이 간하며 말했다.

「이인은 진나라 왕실에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인데 구태여 죽인다 해도 아무런 이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진나라에게 트집을 잡힐 구실만 만들어 줄뿐 아니라 후일에 진나라와 연락할 수 있는 길마저 끊는 일이 됩니다.」

조왕은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 이인을 깊은 숲 속의 총대(叢臺)에 안치시키고 대부 공손건(公孫乾)게 명하여 관사에 같이 머물며 이인의 출입을 감시하게 하고, 다시 그에게 내리는 양식과 생활비를 대폭 깎아버렸다. 이인은 수레가 없어 외출 할 때도 걸어서 다녀야 했으며 써야할 비용도 없어 온 종일 울적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그때 한나라의 양책(陽翟) 땅에 성은 여씨(呂氏)에 이름은 불위(不韋)라는 사람이 있었다. 여불위(呂不韋)는 그 부친과 함께 장사를 하면서 매일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재산을 천금으로 늘렸다. 여불위가 마침 한단에 머물면서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길거리에서 이인을 보게 되었다.

이인의 얼굴은 마치 하얀 분을 바른 듯 하얗고 입술은 인주를 바른 듯 붉어 그이 차림새는 비록 쇠락한 모습이었지만 본바탕은 귀인의 기품을 잃지 않고 있었다. 여불위가 마음속으로 기이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옆의 사람에게 이인에 대해 물었다.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아시고 계십니까?」

그 사람이 대답했다.

「저 사람은 곧 진나라의 태자 안국군의 아들입니다. 지금 조나라에 인질로 와 있는데 진나라 군사들이 여러 번 우리나라 국경을 침범하여 우리 왕께서 그때마다 죽이려고 했으나 간신히 죽음만은 면하고 총대에게 연금되어 있는 중입니다. 조왕께서 생활비도 대주지 않고 간신히 세 끼 먹을 것만을 주어 지금은 가난뱅이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불위가 듣고 탄식하며 말했다.

「참으로 사둘만한 진기한 재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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