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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시위 무력 진압 시도엔 뭐가 숨어 있을까

권종상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0/06/03 [17:36]

트럼프의 시위 무력 진압 시도엔 뭐가 숨어 있을까

권종상 논설위원 | 입력 : 2020/06/03 [17:36]

트럼프, 이 자식이 약을 파나?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던 건, 어제 이곳 뉴스에서 트럼프가 주 방위군의 투입이 모자라다고 생각될 경우, 연방군, 즉 미국 정규군을 시위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하고 합참의장을 이 시위와 관련해 대책본부장 자리에 앉혔다는 소식을 전해주고 나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굳히게 해 준 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이로 인해 촉발된 시위의 진앙지인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평화시위중의 폭력 사태가 백인 극우 단체 소속 단원들의 조직적이고 계획된 사태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전직 FBI 요원에 의해 나왔다는 것입니다. 또 이번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진중에 갑자기 불거진 약탈과 폭력 행위로 붙잡혔던 일부 용의자들 중에 백인우월주의 과격단체 네오 나치 소속 단원들이 있었다는 것도 이같은 심증에 어느정도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즉 시위대 안에 일종의 '프락치'가 있었던 거지요.


개인적으로는 '참 오래된 약을 파는구나'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던 것이, 한국의 역사에서도 시위를 극렬하게 이끌기 위해 경찰이나 군이 변장을 하고 시위대에 들어와 과격 행동을 하고, 군중을 도발시킨 다음 군경이 이를 폭동으로 규정해 무자비한 폭력진압을 일삼았던 것이 다반사였고, 굳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이런 계획들이 박근혜가 국정농단으로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계속 열었을 때, 여기에 폭력을 유발시키고 청와대 진격을 유발해 군의 출동을 합리화시키겠다는 친위쿠데타의 음모가 이미 발각된 바 있지요. (조현천 이 개*끼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미 죽은 거 아냐..? 아무튼 이 문제도 21대 국회에서 철저하게 밝혀야 할 사항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트럼프도 이미 그의 낙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을 겁니다.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그의 대처도 엉망이었고,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일들은 정치라는 것을 희화할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이 어떤 식으로 망가질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줬고, 조지 플로이드의 공권력에 의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 전국적인 항의 집회는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고 그들의 죽음에 항거하는 성격의 것 뿐 아니라 트럼프로 상징되는 미국내 정치권력에 대한 불만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몇 가지 '이상한 움직임'들은 트럼프가 미국 안에서 과거 전두환이 광주에 그랬듯, 어딘가(혹은 특정 집단에 대한) 타게팅이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 아닌가 싶은 겁니다. 연방군 출동을 공언하고, 합참의장을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계엄사령관 같은 것에 임명하고, 각 주지사에게 강경 진압을 요구하고, 그러더니 어느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들고 이상한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건 트럼프가 주요 지지층으로 삼는 '주님께 기름부음을 받아 대통령이 됐다'고 믿는 미국 내 보수 기독교 신자들에게 강경 진압이 성경적으로 옳다고 믿게 만드는 행동이 아닌가 싶었던 거지요.

게다가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혹은 이 사태와 상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안티파'를 시위의 배후로 지목하는 행위조차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학생운동 단체를 궤멸시키기 위해 '북한의 지령'을 운운하던 우리네 독재 정권이 하던 짓과 어쩌면 저리 비슷한지요.

꼭 자기 친구 푸틴에게 코치를 받은 게 아닌가 싶은 그의 이상한 행동들은 앞으로도 미국 내에서 이런 시위가 계속될 때 이것들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이를 정당화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애꿎은 목숨들이 희생될까봐 솔직히 두렵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 그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이같은 '폭력 사태'를 핑계삼아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려 하는 꼼수를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민주주의의 전통이, 정치에 참여는 안 하면서 환멸만 느껴 왔던 대중의 잘못된 선택, 그리고 미국만이 가진 독특하고 이상한 선거제도 때문에 트럼프라는 희대의 또라이에게 최고 권력, 그것도 미국 뿐 아니라 세계를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는 그런 크기의 권력을 안겨 주면서 미국 민주주의는 어쩌면 발생 이래 최악의 위기를 지금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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