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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정치의 극치 한나라당 경남지사 전략공천

김태호지사 불출마 선언후 유력 도지사후보로 떠오른 이방호

정인대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0/01/27 [18:27]

기획정치의 극치 한나라당 경남지사 전략공천

김태호지사 불출마 선언후 유력 도지사후보로 떠오른 이방호

정인대 논설위원 | 입력 : 2010/01/27 [18:27]
▲ 한나라당 사무총장시절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던 이방호 전의원
김태호 경남지사의 6월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은 매우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49세의 젊은 나이에 도지사 재선에 성공하였고 이제 3선을 앞두고 지역의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김 지사가 스스로 밝히지 못하는 이유를 내세우며 지사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다. 이는 자신의 정치 인생에 큰 획을 긋는 결단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김 지사의 불출마는 외압에 의한 굴복이거나 아니면 정치적 협상에 의한 결론으로 판단하고 있다. 어쨋던 김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경남지사 자리를 노리는 정치인 및 관료들은 군침을 흘리는 모습이다. 누구보다 먼저 경남권에서는 이명박계의 대표적 측근인 이방호 전 의원의 권토중래가 예상되는 형국이다.

여기에 현 국회의원이거나 기초 단체장으로 도지사 자리에 도전하므로서 장차 대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잠룡으로 부각내지 승급하려는 인사들이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지사의 한나라당 후보는 이미 결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경남권은 영남지역이지만 대구, 경북과 정서가 다르고 부산과 또 다른 면이 있다. 여기에 대구, 경북은 박근혜 전 대표의 아성에 도전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지역이 되었으며 부산 역시 친박계 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다수라 하겠다.

그러나 경남 지역의 민심은 한나라당 이외에 친노와 야당에도 매우 관용을 베푸는 모습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와 한나라당은 경남권의 맹주를 당내 경선의 과정보다는 전략공천으로 친이계를 반드시 심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을 기반으로 하여 이미 이명박 대통령 측근 중 한 사람이 내천되지 않았을까 하는 판단이다.

어쩌면 친이계 측근의 정치 복권을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현 김태호 지사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 있는 이유는 당내 친이계이면서 경남권 의원들이 도지사 출마를 포기하는 발언들을 뱉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들의 공직 사퇴기한을 감안하여 대폭적인 개각이나 인사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자연히 그 상황을 지켜보면 경남도지사 후보 역시 확연히 드러날 수 있을 터. 그중에 한나라당에서는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방호 전 의원의 이름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이명박 정권 출범의 공신 중 한 사람인 이방호 전 의원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게 의외의 일격을 맞고 일선에서 물러나 절치부심하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당내 최고위원 도전설이 있으나 이 역시 원외로서 큰 의미가 없는 내용이라 할 것이다.

이제 경남도지사 후보의 선정에 공정한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이방호 전 의원을 전략공천할 경우, 김태호 지사의 지방선거 불출마는 기획적 외압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높다. 여기에 경남권 당내 인사중 3선의 국회 국방위원장 김학송 의원도 거명되고 있지만 친박계란 부분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김학송 의원은 김태호 지사의 돌연한 불출마에 고개를 갸웃하면서 자신의 도지사 출마를 측근과 검토할 뜻을 비치고 있다. 이는 친이계 의원들이 지사직에 불출마를 말하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와 연관지어 무엇인가 숨은 내용이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정치의 치부가 내재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필자는 하게 된다.

여기에 흥미로운 것은 당내 경선이 친이와 친박의 대결 구도로 진행될 수 있음이다. 왜냐하면 김태호 지사가 친박 출신이고 이를 대신하여 같은 친박계 김학송 의원이 나설 경우 당내 친이계의 힘을 받고 있는 이방호 전 의원과 대결이 예상된다.

만약 당내 경선을 위해 경남권의 유권자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면 김학송 의원의 일방적 승리가 예상된다. 왜냐하면 김태호 지사의 측근들은 김학송 의원을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방호 전 의원이 18대 총선에서 낙마한 이유는 현지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었으므로 이 전 의원의 정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라 할 것이다.

만약에 이방호 전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예상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그나저나 요즘 한나라당 정치는 고도의 기획과 전략에 의해 진행되는 느낌이다. 최근에 확인된 청와대 전략보고서와 같이 정치를 순리보다는 기획된 전략으로 실시하는 것은 매우 아름답지 못한 처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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