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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장악 OK? 천만의 말씀이다

지방선거부터 이 막가파식 정권을 투표로 매섭게 심판해야

대장장이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10/02/09 [18:29]

MBC장악 OK? 천만의 말씀이다

지방선거부터 이 막가파식 정권을 투표로 매섭게 심판해야

대장장이 논설위원 | 입력 : 2010/02/09 [18:29]
▲ 2월8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참석후 사퇴의사를 밝힌 엄기영MBC사장
막가파식 정권의 착각


이 무도한 정권의 무리수는 언제쯤 끝날 것인가. 이 대책없는 정권은 언제쯤 몽상에서 헤어날 것인가... 2010년 2월 8일은 지난해의 한나라당에 의한 미디어악법 날치기 통과와 더불어 이 나라 언론 역사상 또 하나의 참담한 날로 기록되게 될 것이다.

엄기영 MBC 사장의 사퇴를 불러온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의 작태는 한마디로 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행패이고 폭거이자 대 언론테러와 다를 바 없다. 아무래도 이 정권은 YTN, KBS에 이어 MBC까지 장악하면 이 나라가 자신들 입맛대로 돌아갈 거라고 단단히 믿고 있는 모양이다.

KBS는 이미 권력비판 기능을 잃고 슬금슬금 정권홍보방송으로 변질돼가고 있는 중이니, MBC마저 장악하면 오는 6월의 지방선거에서 유리해지는 것은 물론 앞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호도하는 것도 문제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재집권은 따논 당상이 될 것이고... 이게 필시 이 정권이 생각하고 꾀하고 있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고 미망이고 몽상이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花無十日紅, 權不??을 들먹일 것도 없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인류역사상 영원한 권력이 없었고 영원한 집권세력이 없었다. 하물며 국민을 호도하고 집권연장을 위해 꼼수 쓰기를 마다않는 정권임에랴...

게다가 MBC 장악 기도는 KBS와는 달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기도 하려니와, 이 정권이 착각하고 있는 중요한 점이 있다. 정권의 의도와 달리 그런 무리수가 오히려 국민들을 각성시킨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각성된 국민들은 표로써 심판하게 될 것이고, 결국 이 정권은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려다 되려 역풍을 맞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 나라 국민들이 냄비근성이 좀 있어서 정권의 허물을 금세 망각하고 한나라당을 찍어주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다행히 지방선거가 불과 몇달 후면 치러지게 된다. 그런만큼 각성의 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이다. 각성효과를 최대화하고 오래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MBC 노조는 물론이고 전 언론사-시민단체 차원의 방송장악 저지 연대투쟁이 가열차게 전개돼야 한다고 본다.

사장의 인사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친여성향 이사 6명만 모인 이사회에서 보도본부장 등 MBC 이사를 임명함으로써 자괴감과 모멸감을 견디지 못한 엄사장이 결국 사퇴하도록 만든 것은 이 정권의 철면피함과 국민무시가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엄사장의 전격 사퇴가 방문진의 무리수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 없이 어떻게 발전이 있겠는가..."

방문진의 행위가 이 정권의 핵심부와 교감없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졌으리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정권이 그동안 MBC마저 손아귀에 넣기 위해 알게 모르게 공작을 해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므로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는 김우룡의 말과 행동은 결국 이 정권의 의도와 목적과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 없이 어떻게 발전이 있겠나"라니... 참으로 가당찮은 발언인데다 착각도 그런 착각이 있을 수 없다. 저들은 도대체 무엇을 껍질로 생각하는 것이며, 무엇을 발전으로 알고 있는 것인가. 순리와 상식과 절차를 파괴하는 것이 껍질을 깨는 것이며, 언론을 장악해 국민을 호도하려는 짓이 발전이라고 알고 있단 말인가.

일찌기 순자(荀子)는 백성과 군주를 물과 배에 비유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 옳은 말이다. 국민을 적당히 호도해도 되는 존재 쯤으로 여기거나, 언론 장악이라는 꼼수로 어떻게 해보려 드는 정권은 물을 얕보다가 뒤집히는 배처럼 반드시 호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방송을 나팔수로 만들어 국민들의 눈과 귀까지 좌지우지하려 드는 무도하고 패악스럽기조차 한 정권하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실천해야 한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이 정권의 국민을 우습게 아는 폭거와 망동을 낱낱이 지켜보고 기억해 두었다가, 때가 되면 반드시 조직적인 힘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우선 오는 6월의 지방선거부터 고약한 고질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 막가파식 정권을 투표로 매섭게 심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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