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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 복원˝ 외치다 또 입틀막 끌려나가..오바마는 어땠나

野 "주권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내팽개치는 게 민주주의고 대통령의 소통방식인가?"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2/17 [13:03]

˝R&D 예산 복원˝ 외치다 또 입틀막 끌려나가..오바마는 어땠나

野 "주권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내팽개치는 게 민주주의고 대통령의 소통방식인가?"

정현숙 | 입력 : 2024/02/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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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

 

16일 카이스트(KAIST) 학위 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과학 강국으로서의 퀀텀점프를 위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라고 축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순간 카이스트 졸업생 가운을 입고 학생들 사이에 잠복해 있던 5~6명의 경호원들이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는 피켓을 든 이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바닥에 눕힌 후 팔과 다리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내쳤다.

 

지난달 강성희 진보당 의원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과잉경호 논란이 벌어졌다. 민생 현장 운운하며 국민의 곁에 있겠다면서 정작 쓴소리는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이중 잣대' 비판이 나온다. 특히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대처와 비교되면서 '입틀막 대통령'이라는 야유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미국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이민 개혁안' 연설을 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뒤로 갑자기 한 이민자 청년의 큰 목소리가 날아왔다. 영상에 따르면 이 청년은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난 추수감사절 때부터 가족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매일 같이 수많은 이민자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라고 지속해서 외쳤다.

 

자신의 말을 이어가던 이 청년은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자 결국 "추방을 멈춰라! 추방을 멈춰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의 연설을 끊어버린다.

계속 연설을 방해하는 이민자 청년을 수행원들이 제재하려는 상황을 오바마 대통령은 오히려 말리면서 몸을 아예 청년 쪽으로 돌리고 연설을 이어간다. 그는 "이 청년을 그냥 여기 두세요. 제가 마무리 지을게요"라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원하는 바를 함께 추구하려 하지만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소리를 지르고 연설을 방해한 청년의 해결 방법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면서 함께 설득해갔다.

그는 "제가 가려는 건 더 어려운 길입니다. 민주적인 절차를 따르는 거예요. 당신이 원하는 것과 똑같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길은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쉽지 않을 거예요. 로비와 해결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난 이 젊은이들의 열정을 존중한다. 왜냐하면 이 청년들은 진심으로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거니까"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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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은 카이스트 졸업생을 강제 퇴장시킨 사건을 두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사람의 입을 막아 끌어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방식인가?"라고 반문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불통 대통령인지 똑똑히 증명하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야당 국회의원에 이어 대학생까지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쫓아내다니, 대통령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을 폭력적으로 끌어내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소탈한 소통인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최 대변인은 "R&D 예산을 무더기 삭감하며 과학기술계의 미래를 무너뜨린 것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R&D 예산 복구하라는 청년 과학도의 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고개를 숙여 사과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졸업식의 주인공인 청년이 대통령에게 할 말 한다고 입이 틀어 막혀 끌려 나갔다"라며 "어느 국민이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할 말을 할 수 있겠나? 주권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내팽개치는 것이 민주주의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고 말했다"라며 "R&D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젊은 연구자를 폭력적으로 끌어내면서, 대체 어떻게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라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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