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지난 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힘당과 윤석열 정권의 국정 지지율이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이는 바닥민심을 간과한 것이다. 왜냐하면 설 명절 전후로 국힘당과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오를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기대했던 신년기자회견도 하지 않았고, KBS와 가진 대담에서 사과는커녕 김건희가 받은 디올백이 정치공작이라고 했는데, 왜 지지율이 오르겠는가?
거기에다 고발사주 사건으로 손준성이 유죄를 받았고, 명품수수 사건을 세계 주요 언론이 보도했으며, 물가가 올라 사과 한 알에 1만원인데 왜 지지율이 오를까? 전북 전주에 이어 대전에서도 카이스트 대학원생이 윤석열 경호원들에게 입이 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끌려갔는데 왜 지지율이 오를까?
경제는 더욱 나빠지고, 중국과의 관계도 더욱 악화되고, 북한은 북한대로 도발을 일삼는데 왜 지지율이 오를까? 김건희는 디올백 사건으로 두 달째 사실상 감금 상태인데 왜 지지율이 오를까? 독일 국빈방문도 포기해 국제적 망신을 당했는데 왜 지지율이 오를까?
여론조사 조작과 프레임 전쟁
여론조사는 질문 방법, 시기, 시간, 표본추출에 따라 약5~10%는 조작이 가능하다. 가령 유선전화기를 10% 이상 사용한다거나 전화를 젊은 직장인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평일 오전과 오후로 한다면 민주 진영 지지층 표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 때도 일부 여론조사 기관은 어디서 돈을 받아먹었는지 일제히 박빙 혹은 국힘당 후보가 이길 거라고 전망했지만, 결과는 17.15% 차이로 민주당 후부가 압승했다. 여론조사와 바닥민심이 다르다는 대표적인 사례다.
선거 때마다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는데 이번 총선은 야당이 주장하는 ‘검사독재타도’와 여당이 주장하는 ‘운동권 청산’인데, 두 개의 프레임 중 힘을 발휘할 곳은 야당이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해묵은 운동권 청산이란 말인가? 오히려 영화 ‘서울의 봄’을 1400만 명 이상이 관람함으로써 운동권이 한 민주화투쟁은 존경의 대상이지 비판의 대상이 아니란 게 더욱 부각되었다.
친구와 동료들이 군부독재에 저항할 때 도서관에서 공부나 한 자들이 운동권이 나라를 망쳤다고 하면 누가 공감하겠는가? 정작 나라를 망친 세력은 수구들이다. 그들이 IMF도 일으켰고, 국정농단으로 탄핵되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한동훈은 운동권이 나라를 망쳤다는 망언을 했다. 지금 민주당에 운동권 출신이 몇 명 있으며, 그들이 윤석열만큼 나라를 망쳤는가?
이재명 대 한동훈의 싸움?
혹자는 이번 총선이 이재명 대 한동훈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그건 총선의 성격을 잘 모르고 한 소리다. 총선은 대선과 달리 미래지향적이 아니라 과거 지향적이다. 즉 유권자들은 윤석열 정권이 지난 시간 동안 한 것을 보고 투표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20개월 넘게 뭐 하나 제대로 한 게 없다.
국힘당이 윤석열을 내세우고서는 도저히 총선에서 싸움이 안 될 것 같자 급하게 추대한 사람이 한동훈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은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에도 실패하였고, 특유의 따따뿌따 깐족거리는 말버릇 때문에 중도층도 싫어한다.
보수층에서는 한동훈의 인기가 조금 올랐을지 모르지만 선거를 좌우하는 중도층은 오히려 지지율이 더 내려갔다. 집권여당 비대위원장이면 사실상 당 대표 격인데, 한동훈은 당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는 어떻게 수평적 관계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자기정치만 하다가 대통령실로부터 사퇴하라는 굴욕을 당했다.
서민코스프레 안 통해
비싸기로 소문난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고, 평소 패션에 유독 신경 쓰는 한동훈이 마치 서민인 척 전통시장에 가서 생닭쇼를 벌이고, 가난한 동네에 가서 연탄 쇼를 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지역화폐를 폐지한 곳도 윤석열 정권이고, 부자 감세를 해준 곳도 윤석열 정권이다.
따라서 국힘당이 총선 구도를 이재명 대 윤석열 대신 이재명 대 한동훈으로 전환한다 해도 민심은 변할 게 없다. 국민들에겐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 즉 민생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 상황에서 사과 한 알에 1만원인데도 윤석열 정권은 대책 하나 세우지 않았다. 그 민심이 4월 총선 때 폭발할 것이다. 총선이 점점 다가옴으로써 국정지지율과 국힘당 지지율은 동조화될 수밖에 없다.
한동훈은 여전히 윤석열 아바타
윤석열이 대선 대 외친 공정과 상식에 속은 국민들은 윤석열이 지난 21개월 동안 하는 짓을 보고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거기에다 후쿠시마 핵폐 수 해양투기 허용, 주가조작, 양평공흥지구 부동산 비리,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해병대 수사 개입까지 드러났고, 김건희가 명품수수까지 한 게 드러나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한동훈이 마치 혁신하는 척하지만, 사퇴 카드가 나오자 하루만에 서천 화재 현장으로 가 90도 폴더 절을 함으로써 그는 다시 한번 윤석열 아바타란 게 입증되었다. 수구들이 잠시 여론을 왜곡할 수는 있지만 바닥 민심까지 조작할 수는 없다. 강서구청장 선거를 보라. 그때도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은 국힘당 후보가 이길 거라고 했다. 여론조사는 ‘꽃’이나 ‘뉴스 토마토’ 정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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