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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후보에게 고한다!

이재관 칼럼 | 기사입력 2024/02/23 [00:03]

임종석 후보에게 고한다!

이재관 칼럼 | 입력 : 2024/02/23 [00:03]

 

 

민주당 흑역사의 한 페이지를 살펴 보자. 지난 시절에 친문들이 정동영 장관을 제거할 목적으로 고향의 선거구에 공천을 주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전 대통령 후보였지만 힘없던 정동영 후보는 사생결단의 각오를 갖고 부산 영도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친문들은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정동영 장관은 사지여서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강남을에 가겠다고 했고, 그때서야 강남을에 공천을 주었다. 결국 정동영 후보는 사지인 강남을에서 장렬하게 산화했으나, 많은 득표를 함으로써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당선에 기여했다.
송파갑은 지난 총선에서 박빙 접전을 벌였던 지역으로 상대인 김웅도 당내에서 그리 무게감있는 정치인은 아니다. 열심히 뛰면 가능성이 있다. 친문들이 정동영 장관에게 가했던 탄압에 비하면 아주 관대한 공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종석 후보는 성동갑만 고수하면서 고집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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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갑 21대 총선 결과
1 조재희(趙在喜) 더불어민주당 54,703 2위 48.02% 낙선
2 김웅(金雄) 58,318 1위 51.20% 당선
민주당에서는 조재희 지역위원장과 문미옥 전 과기부 차관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지도부는 이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였으나 이후 기존 예비후보들의 경선지역으로 선정했다. 다만 국민경선 100%로만 진행되었고, 조재희 전 지역위원장이 공천되었다.
미래통합당은 박춘희 전 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검사내전> 저자로 잘 알려졌으며 새보수당 시절 유승민을 통해 영입된 김웅 전 부장검사가 이곳에 공천을 신청했다. 아무래도 지역기반이 탄탄한 박춘희 전 구청장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을 뒤엎고 김웅 전 부장검사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후 박춘희 전 구청장이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나, 결국 사퇴하고 김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투표결과 김웅 후보가 3,615표 차이로 당선되었는데, 세부적으로 보면 조재희 후보가 풍납2동, 방이2동, 송파1동을 지키고, 풍납1동을 빼앗아 오는데는 성공했지만, 거꾸로 송파2동과 잠실4동을 김웅 후보에게 헌납했고, 오륜동과 잠실6동에서 더블스코어 차이로 뒤지는 바람에 표차가 이전 총선 때보다 더 벌어지게 됐고, 빼앗아 온 풍납1동보다 빼앗긴 송파2동과 잠실4동의 인구의 합이 두 배 정도 많았고, 송파1동과 풍납2동에서 표차를 더 벌렸지만, 이의 두 배이상을 오륜동과 잠실6동, 송파2동, 잠실4동에서 벌어지는 바람에 결국 이번에도 패하고 말았다. 특히 잠실4동에서 패한 것이 결정타를 줬다.
아파트별로 보면, 올림픽선수기자촌(69.54%), 장미아파트(68.77%), 송파삼성래미안(62.96%) 등에서 김웅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선거 전까진 조재희 후보가 지역기반이 있었다고는 해도 김웅 후보 인지도가 높았고 이전 지역구 현역이었던 박인숙 의원의 지원까지 등에 업었던지라 김웅 후보의 낙승을 예상했던 분위기였다. 실제로 여론조사 조차 없이 미래통합당 우세 지역으로 꼽힐 정도였으니...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도 45.9% : 53.4%로 김웅 후보의 7.5% 차 우세로 예측되었고 경합지로 분류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막상 개표를 해보니 무려 개표율 60%까지 더불어민주당 조재희 후보의 우세가 지속되었다. 개표율 60%를 넘어서야 간신히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고 그리하여 최종 결과는 51.2% : 48.02%로 김웅 후보가 득표율 3.18%, 득표율 3,614표 차이로 간신히 승리했다. 이는 강남 3구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후보들 중 가장 적은 격차로 승리한 것이었다. 오히려 대표적 격전지로 꼽혔던 바로 옆 지역구보다도 적은 차이로 승리를 거둔 셈.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 벨트 지역구 가운데 강남구 을과 송파구 을에서는 현역이 민주당 의원이었음에도 4.4~4.5% 차로 미래통합당 후보가 승리했다.
사실 송파 갑이 보수 진영 텃밭이라고는 하나, 18대 총선 이후, 진보 진영은 격차를 꾸준히 좁혀 왔으며, 20대 총선에서는 당선된 박인숙 후보의 득표율은 43%대에 머무르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번에도 3.18% 격차로 송파구 을보다도 더 격차가 적었다. 이것은 잠실4동의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와 잠실 진주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이주 중이라 잠실 4동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이유도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미성크로바와 진주 아파트는 잠실내에서 아시아 선수촌, 갤러리아 팰리스에 이어 홍준표 득표율[21]이 가장 높을만큼 강한 보수세를 보이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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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러함에도 임종석 후보가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임종석 후보를 공천에서 탈락시킬 수 밖에 없다. 당에서 지정한 전략공천 지역에서 출마하겠다고 억지를 쓰는 것은 당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당의 지도부를 무시하는 것과 같다. 또한 다른 전략지역에서 입후보한 후보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불가능한 억지이다.
만약에 계속 임종석 후보가 고집을 부려서 당의 지도부로 하여금 공천탈락을 시키도록 강요한다면, 탈락되는 본인에게도 불행일 것이며, 그가 속해 있는 소위 친문 당원들을 동요시켜 총선에 악영향을 줄 게 뻔하니 당에게도 불행일 것이다.
만약에 임종석 후보 때문에 민주당에 분란이 생겨 총선에서 패배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임종석 후보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 정치계에서 영원히 악명을 남길 것이며, 그의 정치생명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부디 임종석 후보가 심호흡을 크게 한 후에 마음을 추스리어, 당의 명대로 송파갑 출마를 해주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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