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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연합전쟁놀이 불만 담은 멋진 김정은 국무위원장 편지 받아...나도 돈 많이 드는 한미연합훈련 좋아하지 않아"

김환태 | 기사입력 2019/08/11 [00:11]

트럼프 "한미연합전쟁놀이 불만 담은 멋진 김정은 국무위원장 편지 받아...나도 돈 많이 드는 한미연합훈련 좋아하지 않아"

김환태 | 입력 : 2019/08/11 [00:11]

"김정은 3페이지짜리 손편지...백악관으로 직접 배달" "또다른 만남 가능할 것"...4차 회담 가능성 시사


▲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사실을 밝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친서에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불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가 전한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8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직접 전달(hand-delivered)됐다"고 밝혔다.

이번 서한에선 특히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발사에 관한 입장을 비롯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내용이 주로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실험 언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건 매우 개인적인 친서"라면서도 "매우 멋진 편지였고,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실험에 행복해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건 매우 작은 실험"이라며 "하지만 그는 실험에 행복해하지 않는다. 그는 그걸 친서에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북한의 위대한 미래를 본다. 모든 일이 어떻게 될지 볼 것"이라고 했다.


이에 즉각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실험에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그는 (실험을) 수행했다. 그는 그걸 지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자 "아니다"라며 "그는 실험에, 전쟁놀이(the war games)에 행복해하지 않는다. 반대편에서의, 미국과의 전쟁놀이(The war games on the other side, with the United States)"라고 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거론한 것으로 이해되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알다시피 나도 그걸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걸 좋아한 적이 없다"며 "왜 그런지 아나. 나는 이것에 돈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철통(ironclad)같은 한미동맹'을 거론한지 불과 몇 시간 만이다.

그는 "우리는 이를 변제 받아야 한다(We should be reimbursed for it)"며 "나는 그것을 한국에 말해왔다"고도 말했다. 이어 "나는 이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걸 해'라고 말했다. 매우 큰 실험이기 때문"이라며 "이건 한국에 다양한 영역에서의 전환(This was a turnover of various areas to South Korea)"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핵실험은 없었다. 미사일 실험은 언제나 단거리였다. 탄도미사일 실험, 장거리미사일 실험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지난 5월부터 북한이 실시한 6차례의 발사 중 4건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를 전반적으로 개의치 않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많은 쓰러진 영웅들을 돌려받고 있다"며 "당신도 알 것이다. 그들은 하와이를 통해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인질을 되찾았다"고 발언, 자신의 대북외교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북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담겼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또 다른 회담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는 정말로 3페이지의,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썼다"고 했다.

그는 "어쩌면 내가 이 친서의 결실을 공개할지도 모른다"며 "매우 긍정적인 친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친서 전달 과정과 관련해 "직접 전달됐고, 누구의 손도 타지 않았다"며 "그들은 말 그대로 북한에서 내 집무실로 이걸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옛날식 시스템"이라며 "누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1일에도 “김 위원장에게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6ㆍ12 싱가포르 북ㆍ미정상회담 1주년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친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에도 양국 간의 신뢰가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다시 친서를 보냈고 이는 6월 30일 비무장지대(DMZ) 회동으로 이어졌다.

앞서 작년 11월에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며 북ㆍ미협상이 난항을 겪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완전하고 최종적이며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측은 2주 안에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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