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언론탄압 정권 홍위병 방심위 MBC 날씨예보 '파란1' 최고중징계 폭거, 4년전 '분홍색 점퍼' 방송 행정지도와 딴판

김환태 | 기사입력 2024/04/09 [00:03]

언론탄압 정권 홍위병 방심위 MBC 날씨예보 '파란1' 최고중징계 폭거, 4년전 '분홍색 점퍼' 방송 행정지도와 딴판

김환태 | 입력 : 2024/04/09 [00:03]

 

본문이미지
 
본문이미지
 

             (상) 2020년 SK스토아 판매방송 갈무리 (하) 지난 2월27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언론탄압 날라리 행동대장으로 전락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내로남불식 도끼질로 정도 언론 죽이기에 나섰다.

 

선방위는 MBC가 날씨예보 방송에서 미세먼지 농도 ‘1’을 파란색으로 크게 표기한 데 대해 총선 정국에서 야당인 민주당을 지원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최고 수위 징계를 내렸다. 

 

반면 과거 선방위는 직접적으로 미래통합당 정당 색깔인 분홍색 점퍼를 입은 방송에는 중징계를 내리지 않았던 것과 배치된다. 이현령비현령식 폭거가 아닐 수 없다.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MBC의 해명은 철저히 묵살했다. 상식적으로도  MBC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하에서 파란색 하늘 미세농도 기준을 강조하기 위해  파란색 1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도 반영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 보도에 대해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이마저도 무시했다.

 

선방위는 10일 실시되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색이 파란색이고 선거 기호가 1번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보도를 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중징계를 때렸다.

 

언론계와 시민단체들은 선방위의 이번 총선 보도 심의가 편파적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4일 선방위가 ①역대 최다 법정제재를 남발했고 ②선거와 무관한 보도까지 ‘월권 심의’를 했으며 ③MBC 등 특정 언론사를 겨냥한 편향적 징계를 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21대 총선 선방위는 쇼핑채널 SK스토아의 특정 정당 선거운동을 연상케하는 방송에 중징계가 아닌 행정지도 권고를 결정했다. 당시 심의는 최근 논란이 된 MBC '파란색 1' 심의와 크게 달랐다.

 

SK스토아 방송은 화장지 판매 과정에서 쇼호스트와 출연자들이 선거운동 차량과 유사하게 제작된 스튜디오에서 분홍색 점퍼를 입고 숫자 2를 강조한 피켓을 드는 내용이다.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기호 2번이었고 분홍색을 정당 색으로 썼다. 이 방송은 총 5회 반복됐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가 TV조선 출신이기에 보수정당을 지원하려 한다는 의심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MBC는 민주당이 연상되는 '파란색 1' 자막을 날씨 보도에 크게 내보냈다는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위 법정제재 중 가장 강도가 높은 '관계자 징계'를 지난 4일 받았다. 색깔과 숫자가 민주당을 연상케한다는 이유였다. 이 방송은 일성 송출에 그쳤다.

 

두 방송을 비교하면 선거운동 콘셉트에, 특정 정당 상징색의 점퍼를 입고, 방송을 반복적으로 내보낸 SK스토아가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4년 전 선방위는 중징계를 결정하지 않았다. 당시 선방위는 소수의견인 법정제재(중징계)도 가장 수위가 낮은 '주의'가 제시됐다.

 

'TV조선' 출신인 윤석암 SK스토아 대표의 정치적 성향은 심의에 반영되지 않았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는 의견진술 자리에 출석해 “사후 모니터링하면서 해당 방송을 보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고의가 아니라고 했다. 

 

반면 22대 총선 선방위는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수위가 높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색깔, 숫자, 크기 모두 MBC와 유사한 사례는 없다”며 의도를 의심했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정치선전'으로 규정했다.

 

선방위는 선거 방송의 공정성을 위해 선거 기간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법정 심의위원회로, 총선을 앞두고 방심위가 지난해 12월 설치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여권 추천 방심위원들이 선방위원 추천 단체를 일방적으로 보수단체로 바꾸면서 구성 초기부터 편향성 논란이 일었다. 이후 중징계를 남발하고 선거와 관련 없는 보도까지 심의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4일 민언련은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방위의 선거 방송 심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우선 선방위는 4일 이전까지 14건의 법정제재(관계자 징계·경고·주의)를 내렸는데, 이는 21대 총선 선방위의 법정제재(2건)보다 7배나 많은 수치다.

 

선방위가 선거와 관련 없는 방송까지 심의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선방위는 이태원 참사, 류희림 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관련 보도까지 심의·징계했다. 선방위는 4일 MBC가 2월에 보도한 ‘ [단독] 윤석열 대통령 장모 ‘3·1절 가석방’ 추진…이달 말 결정’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정제재를 전제로 한 제작진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또 MBC 등 윤석열 정부와 불편한 관계인 특정 언론에 징계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의 뉴스데스크, '신장식 뉴스하이킥' '김종배 시선집중' 등이 9건의 중징계를 받았고, CBS ‘박재홍의 뉴스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도 각각 2건의 중징계를 받았다.

 

전국언론노조 이호찬 MBC지부장은 “선방위가 사실상 선거 개입을 하고 있고, 집권 여당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수정 민언련 정책위원장은 "선방위 징계가 언론 전반의 보도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선방위가 '김건희 특검'을 언급하며 '여사'라는 호칭을 생략한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행정지도(권고)를 내리자 '김건희 특별법'이라 불렀던 다른 방송사들도 모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라고 지칭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